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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원 표기’ 끝없는 공방전


입력 2019.04.15 06:00 수정 2019.04.15 16:27        이은정 기자

화장품업계 “영업기밀 유출·카피 제품 늘어 K뷰티 위협”

ODM 업계 “소비자 알 권리 침해…K뷰티 성장 저해는 무리한 주장”

화장품업계 “영업기밀 유출·카피 제품 늘어 K뷰티 위협”
ODM 업계 “소비자 알 권리 침해…K뷰티 성장 저해 억지 주장”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도심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8 LA에 참가한 현지 K팝 여성 팬들이 K뷰티 시연 코너에서 제품을 써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도심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8 LA에 참가한 현지 K팝 여성 팬들이 K뷰티 시연 코너에서 제품을 써보고 있다. ⓒ연합뉴스

화장품 제조원 표기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자’ 표기를 없애고 판매하는 ‘제조판매업자’만 기재하는 방안이 또다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4년 화장품협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장품 포장의 기재·표시사항과 관련, ‘제조업자’를 빼고 ‘제조판매업자’만 표기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해달라고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국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과 소비자단체의 반대로 사그라들었지만 K뷰티 열풍이 확산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행 화장품법에서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제조판매업자로, 화장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위탁생산하는 업체를 제조업자로 분류한다. 제품 용기에는 제조판매업자와 제조업자를 모두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품을 생산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화장품 제조원 표기 논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그동안 화장품업체들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제조원 표기 의무로 인해 ‘K뷰티’가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해왔다.

한국 제품들과 비슷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제품 뒷면에 적힌 제조원 이름을 보고 제조사와 접촉, 미투 제품을 내놓는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해외 뷰티 제품들이 제조사를 일련번호로 표기하거나 제조 국가, 즉 ‘Made in Korea’로만 표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 규정을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외국 화장품업체들이 한국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똑같이 베낀 제품을 내놓으면서 해외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품 용기에 제조업체 이름을 빼면 제조사가 어딘지 알 수 없어 영업기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소비자 알 권리 침해하고 기술력 떨어질 것”

국내 주요 ODM 업체는 제조원 표기를 삭제하면 오히려 K뷰티 열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화장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K뷰티 열풍은 제조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브랜드사의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제조업자 표기가 삭제되면 제조기업에서 기술투자의 동력을 잃게 돼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협업 시너지가 약해져 결국 K뷰티는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출용 제품에는 제조원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화장품법 제30조와 관련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다.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수출용 제품을 별도로 만들 경우 비용 부담이 크고, 외국 기업들이 내수용 제품을 손쉽게 구해 제조업체를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내수용과 수출용 용기를 별도로 주문하는 것은 원가 부담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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