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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2심도 패소…위기 맞은 車산업에 결정타

  • [데일리안] 입력 2019.02.22 15:45
  • 수정 2019.02.23 21:40
  • 박영국 기자

아시아나, 현대중공업 등 판결에도 악영향 예상

경총 "국가적 자동차산업 위기 상황 간과한 형식적 법 해석" 비난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시아나, 현대중공업 등 판결에도 악영향 예상
경총 "국가적 자동차산업 위기 상황 간과한 형식적 법 해석" 비난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소송 1심에 이어 2심 판결에서도 패소하며 1조원에 육박하는 과거 소급분과 미래 초과근로수당 부담을 안게 됐다. 통상임금 소송에 걸려 있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비관적인 판례를 남기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부(윤승은 부장판사)는 22일 기아차 노조 소속 2만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1심이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중식비와 가족 수당 등은 제외했다. 인정금액이 다소 줄었지만 사실상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사측으로서는 이번 판결에서도 ‘신의 성실의 원칙(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이 큰 타격이다. 사측은 그동안의 임금체계가 노사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점과, 노조의 추가 수당 요구가 회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을 주장했으나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 관계자는 “그동안의 임금지급은 매년 노사 합의로 모든 비용을 감안해 이뤄진 것인데 이제 와서 추가로 요구한다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된다. 이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1심 판결을 수긍하지 않고 2심까지 온 만큼 앞으로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소송에서 신의칙 적용을 두고 재판부마다 서로 다른 판단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아차 2심 판결에서도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통상임금 소송이 걸린 다른 기업들의 소송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등도 재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재계의 우려도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오늘 판결은 노사가 1980년대의 정부 행정지침(통상임금 산정지침)을 사실상 강제적인 법적 기준으로 인식해 임금협상을 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쌓아왔던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약속을 깨는 한쪽 당사자의 주장만 받아들여 기업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승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제반 사정과 노사관행을 고려하지 않고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신의칙 적용기준으로 삼는 것은 주관적·재량적·편파적인 판단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성과는 기업 내·외부의 경영환경과 경쟁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종합적인 사안이기에 단순한 회계장부나 재무제표에서 나타나는 단기 현상으로 경영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판결이 자동차 산업과 국가경쟁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경총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고임금이라는 고질적 문제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근로자들의 수당을 추가로 올려주게 되면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산업과 국가경쟁력 전반에 어려움과 위기를 가중시킬 것은 단순하고도 명쾌한 인과관계”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영업이익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 산업변화에 대응한 R&D 투자, 시장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에 활용되어야 하는 재원임에도 이를 임금 추가 지불능력으로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점도 꼬집었다.

경총은 “기아차 뿐 아니라 다른 국내 자동차 생산회사들도 통상임금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자동차산업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을 간과한 채 (법원이) 현실과 동떨어진 형식적 법 해석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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