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한반도 해빙무드에 北전문가 모시기 '총력전'
하나 이어 국민·기업은행 등도 북한 전문가 채용중
"경제협력 연구에 인프라·비즈 기회영역 발굴까지"
시중은행들이 '북한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경제협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채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북한·동북아 정세 및 경제협력 조사 연구 등을 담당할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남북경협, 북한개발협력, 동북아 경제협력 연구는 물론 북한 금융인프라 조사 연구, 대북 비즈(Biz) 기회영역 발굴 등의 업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북 진출 관련 법적·제도적 주요 사항을 검토하는 동시에 북한 금융인프라 조사 연구 및 경제지표에 대한 상시모니터링도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이달 말까지 원서 접수를 받고 면접 등의 채용 절차를 거쳐 9월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도 현재 IBK경제연구소 내 북한경제연구센터에서 근무할 북한 전문가 1명을 뽑고 있다. 이달 중으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며, 북한 및 동북아 지역 경제와 금융협력 등을 주로 연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경우에는 지난달 1명을 신규 채용해 현재 총 3명의 북한 관련 전문가가 관련 연구 중이며, 수출입은행 역시 이달 초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소속 박사급 북한 전문가 인력을 2명 신규 채용해 남북 경협 활성화방안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도 향후 남북경협 재개가 본격화될 경우 외부 인사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을 세워놓고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남북경협랩(Lab)에서 개선될 남북 관계에 대비해 북한 시장 동향과 신규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북한 전문가를 채용하고 나선 이유는 남북정상 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돌아서서면서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바로 북한에 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인프라 투자에 따른 인프라 금융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총 1400억 달러 규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타면서 향후 재개될 것을 대비해 은행들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인사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북한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도 마련해 인재 양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개발과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각종 금융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은행들 간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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