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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SK해운 '한국형 LNG 화물창' 분쟁…적용 확대 '빨간불'

  • [데일리안] 입력 2018.07.06 10:42
  • 수정 2018.07.06 13:35
  • 박영국 기자

SK해운 "이슬점 문제로 선적불가"…삼성중 "규정상 문제 없어"

가스공사 전용선 통한 트랙 레코드 '역효과'…선주들 기피 우려

한국형 화물창 KC-1을 탑재한 국적 LNG 27호선 ‘SK스피카’ 호.ⓒ한국가스공사한국형 화물창 KC-1을 탑재한 국적 LNG 27호선 ‘SK스피카’ 호.ⓒ한국가스공사

SK해운 "이슬점 문제로 선적불가"…삼성중 "규정상 문제 없어"
가스공사 전용선 통한 트랙 레코드 '역효과'…선주들 기피 우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핵심부품 국산화를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한국형 화물창(KC-1)’이 상용화 초기부터 논란을 빚고 있다. KC-1을 탑재한 첫 LNG운반선 운항선사인 SK해운이 화물창에 문제가 있다며 운항을 중단한 채 건조 조선사인 삼성중공업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선주들이 KC-1을 꺼려 화물창 국산화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SK해운이 운영하는 국적 LNG선 27호선은 지난 4월 23일 미국산 셰일가스를 실어오기 위해 미국 사빈패스 LNG터미널에 도착했으나 선적 작업을 중단하고 75일째 정박하고 있다.

SK해운은 이 선박의 선적 사전작업을 하던 중 LNG를 저장하는 화물창의 내부경계공간(IBS) 이슬점(Dew Point)이 상온으로 측정됨에 따라 선적을 중단하고 대체선박을 투입했다.

이슬점이 상온으로 측정됐다는 것은 습도가 높다는 의미로, IBS 내 습기가 응결될 경우 화물창의 핵심부품인 멤브레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해운은 대체선박 투입에 따른 비용 약 172억원을 두고 삼성중공업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선박은 가스공사와 조선 3사가 국책과제로 개발한 KC-1이 탑재된 첫 선박으로 지난 3월 인도된 2척 중 하나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LNG 선박을 건조할 때마다 프랑스 GTT의 화물창 기술인 ‘NO96’, 혹은 ‘마크3’를 사용하면서 선박 가격의 5%가량을 기술료로 지불해야 했으나, 화물창 국산화로 기술료를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화물창의 핵심부품인 멤브레인 시트 제작이 차질을 빚으면서 선박 인도가 5개월가량 늦어졌다. 이 때문에 SK해운이 삼성중공업에 지체보상금 약 200억원을 청구해 현재 중재가 진행 중이다.

나아가 이번 선적 중단 사태로 한국형 화물창의 신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KC-1이 적용된 또 다른 선박인 국적 26호선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싣고 한국으로 운항하던 중 화물창 내부경계공간에 가스가 누출됐으며, 화물창 외벽 일부에 결빙현상도 발생했다.

이번 사태에는 건조를 담당한 삼성중공업과 선박을 운영하는 SK해운, 화주인 가스공사가 서로 맞물려 있다.

가스공사는 화주임과 동시에 분쟁 원인이 된 화물창 개발을 주도했으며, 화물창 설계업체인 KLT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KLT는 KC-1 개발 당시 가스공사가 49%, 조선 3사가 나머지 51%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SK해운은 국적 27호선에 대해 화물창 내부경계공간(IBS) 이슬점 문제로 화물을 선적하고 운항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26호선 역시 조선소에 입거수리해 결빙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두 선박 모두 화물 선적과 운항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7호선의 이슬점 문제는 화물 선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며, 국제 규정상 관리대상도 아닌데 선사가 운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호선에 대해서도 선급승인 등 임시조치 후 정기 입거수리할 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26호선은 현재 결빙현상에 대한 설비보완을 완료하고 정상 운항 중이다.

가스공사는 일단 화주로서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는 운영선사로부터 안정적 LNG수송서비스를 제공받는 화주의 위치”라며 “SK해운은 등록선주(금융단)의 위임을 받은 실질적 선주고, 삼성중공업은 건조사로서 선박의 성능과 품질을 보증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선박의 결함은 조선사와 선사가 해결할 일이지 화물을 위탁한 화주가 나설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선박의 운항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선박의 결함여부 판단과 운항 재개 등의 조치는 선박의 건조계약 당사자인 SK해운과 삼성중공업간 협의로 결정될 사안”이라며 “우리가 운항을 해도 된다 안된다 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가스공사는 SK해운과 삼성중공업이 원만한 합의를 이루도록 계속해서 중재한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기술적 결함여부 판단과 입거수리 등 조치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의견조율을 통해 양사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기술적 결함이 확인될 경우 KC-1 기술개발사와 설계사(KLT)의 주주로서 분담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KC-1 개발을 통한 화물창 국산화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가스공사 발주분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수백억원을 들여 KC-1을 개발한 의미가 없고, 결국 다른 선주사들로부터 수주한 선박에 적용해야 되는데, 이번 사태로 다른 선주들이 KC-1을 꺼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주사들은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특히 트랙 레코드(운영실적)를 중시한다”면서 “가스공사 전용선들이 트랙 레코드 역할을 해줬어야 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하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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