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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실패?’ 문제될 것 없었던 탐욕 슈팅


입력 2018.04.02 06:48 수정 2018.04.02 08: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토트넘, EPL 출범 후 첼시 원정 첫 승

원톱 출격한 손흥민, 절반의 아쉬움 남겨

후반 해리 케인과 교체된 손흥민. ⓒ 게티이미지 후반 해리 케인과 교체된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스탬포드 브리지서 승리를 가져갔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원정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린 델레 알리의 활약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귀중한 승점 3을 챙긴 토트넘(승점 64)은 5위 첼시(승점 56)와의 격차를 벌리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더불어 한 경기 더 치른 3위 리버풀(승점 66)까지 제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남은 안정된 운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토트넘의 이날 승리는 1992년 EPL이 출범한 뒤 처음으로 맛 본 첼시 원정 승리였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인 1990년 2월 2-1 승리를 끝으로 첼시의 안방 스탬포드 브리지서 무승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경기 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탓에 원톱 고민에 빠졌고 해답은 손흥민, 즉 ‘손톱(Son Top)’이었다.

결론적으로 최전방에서의 손흥민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왼쪽 측면이 주 포지션인 손흥민은 안으로 찔러 들어오며 강력한 슈팅을 꽂는 인사이드 포워드 유형의 선수다. 반면 이날 맡았던 역할은 최전방에서 상대 중앙 수비수들과 경합하며 슈팅 또는 패스를 공급해줘야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사실상 펄스 나인(가짜 9번)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에 충실했던 전반에는 눈에 띄는 모습이 없었다. 주로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가벼운 2대1 패스를 주고받는 등 슈팅보다는 동료들을 최대한 활용한 손흥민이었다.

후반 들어 포체티노 감독은 전술의 다양성을 가져갔다. 손흥민을 아예 오른쪽으로 빼는 동시에 에릭 라멜라를 중앙으로 침투시키고, 비어있는 최전방은 델레 알리에게 기습적인 침투를 지시했다.

그러자 손흥민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의 감아차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알리로부터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카바예로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멋진 역전골로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득점 실패는 결과론일 뿐이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의 득점 실패는 결과론일 뿐이다. ⓒ 게티이미지

가장 아쉬운 장면은 역시나 후반 20분 알리의 세 번째 골이다. 에릭센의 기가 막힌 스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그대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직접 골문까지 도달해 슈팅을 시도했다. 카바예로 골키퍼에 막혔지만 공은 다시 손흥민의 발 끝에 걸렸고 재차 슛을 날렸지만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행히 알리가 골을 만들어냈지만, 이 순간 에릭 라멜라와 에릭센이 손흥민에게 소리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노마크 상황이었던 라멜라에게 패스를 줘야 했다는 핀잔이었다.

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에릭센은 “(세번째 골 장면에 대해)손흥민이 상황을 힘들게 만들었다. 물론 득점이 나와 안심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손흥민에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도 거들었다. 그는 “패스가 일찍 오지 않아 짜증이 났다. 다만 손흥민은 현재 좋은 폼을 유지하는 선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유념해야할 점은 손흥민이 원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다. 최전방에서 슈팅 기회를 잡은 공격수가 골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은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손흥민이 보다 빨리 알리 또는 라멜라에게 패스를 했다면 손쉽게 골을 넣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의미 없는 가정일 뿐이다. 공격수였던 손흥민은 애당초 골을 넣으라는 역할을 부여받았고, 슈팅으로 임무에 충실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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