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50만 파운드’ 의혹…최종전 출전에 악영향?

입력 2007.05.09 16:25  수정

설기현, 리그 70% 출장할 경우 50만 파운드 추가 지급

마지막 경기 나서면 울버햄튼에 추가 옵션 지급

이적료 진실이 밝혀질까.

설기현은 지난해 울버햄턴에서 150만 파운드(약27억6300만원)에 레딩으로 이적,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이 금액은 레딩 구단 역사상 최고액으로 그가 지난 2001년 벨기에로 떠난 지 7년 만에 이룬 성과다.

설기현은 프리미어리그 뚜껑이 열리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저돌적인 돌파력과 날카로운 크로스는 리그 초반 3골2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낳았고, 한때 EPL랭킹 20위권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설기현을 높이 평가해 더욱 고무적일 수밖에 없었다.

50만 파운드 ‘옵션 조항’ 의혹

하지만 지난해 12월 24일 에버턴전(0-2패)이후 그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컨디션 저하도 문제였지만 그와 같은 포지션인 글렌 리틀(32)이 부상에서 돌아 왔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지난달 9일, 찰튼전에 나서기까지 정규리그 8경기 연속 벤치를 지키거나 또는 엔트리에 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설기현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옵션 조항´이 원인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설기현이 정규리그서 70%이상 출전할 경우, 레딩은 울버햄턴에 이적료 50만파운드(약 9억원)를 더 주어야 하는 옵션 조항이 걸려있어 그의 출전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것이 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레딩 구단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5일, 글렌 리틀이 또다시 부상을 당하며 사실상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레딩 홈페이지 및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리틀의 아킬레스건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올 시즌 남은 경기의 출전이 힘들다고 보도했다.

리틀 역시, “이미 몇 달도 더된 부상인데 그동안 고통을 참고 뛰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하며 복귀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레딩의 남은 1경기, 설기현 출장 할 수 있을까?

9일 현재 설기현은 리틀의 공백으로 인해 지난달 찰튼전부터 5경기 연속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21경기였던 출장 수는 26경기로 늘었다. 그동안 가라앉았던 컨디션도 반등 기세를 보이며 최근 결정적인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최종전인 블랙번전에서의 출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설기현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레딩이 울버햄튼과 맺었던 옵션 조항, 즉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그에서 70% 이상 경기에 나설 경우 ‘50만파운드 추가 지불’ 조항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38경기를 치르는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의 70%는 26.6경기. 만약 설기현이 마지막 경기인 블랙번전에서 나오게 되면 그의 출장횟수는 27경기로 70%를 넘게 된다. 이는 레딩이 추가로 울버햄튼에 50만 파운드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최근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설기현을 벤치에 앉혀 놓을 수만은 없다. 올 시즌 ‘깜짝쇼’를 펼친 레딩은 현재 리그 8위(16승6무15패, 승점 54점)로 1차 목표였던 프리미어리그 잔류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6위 토트넘과의 승점이 불과 2점차 밖에 나지 않아 UEFA컵 티켓에 욕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재정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레딩이 UEFA컵 대회에 참가만 해도 여러 가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레딩 입장에서는 군침을 흘릴 것이 분명하다.

최근 팀 승리에 혁혁한 공로를 세우는 설기현이 시즌 최종전에 출장,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에게 걸려있는 옵션 조항의 진실도 함께 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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