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의무 설치'…정비사업 분담금 증가로 불만

권이상 기자

입력 2017.08.14 06:00  수정 2017.08.14 06:25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시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5% 의무화

장위4구역 약 450억원, 서울 송파 진주 아파트 226억원 추가

지난 5월 신재생에너지 비율 15%를 적용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서울 송파구 진주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클린업시스템


서울시의 과도한 ‘신재생에너지 설치 비율’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재개발 단지와 재건축 단지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위해 수백억원의 공사비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 2008년 7월부터 민간건축물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심사 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환경영양평가 조례’ 제29조 제2항에 따라 민간건축물의 경우 정비사업(사업면적 9만㎡이상 30만㎡이하)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설치해야 한다.

이 비율은 처음 도입된 2008년 7월 당시 1% 이상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매년 1~4%포인트가 단계적으로 올라 지난해 7월 기준은 15%이상으로 책정돼 있는 상태다. 10년도 채 되지 않아 14%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하는 것은 상당한 비율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서울시 녹색건축물 설계 기준에 따라 공동주택 등의 주거부문은 4%로 기준(로드맵)이 설정돼 있는데, 15%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과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위법인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민간건축물을 제외한 공공기관 등 대해 에너지사용량의 21%를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해야 하지만, 유독 서울시만 민간건축물에 별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지들은 서울시의 과도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적용에 따라 사업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는 의견이다.

실제 서울 성북구 장위4 재개발 구역의 경우 지난 2013년 환경영향평가 심사시 신재생에너지 비율 6% 이상을 적용받았다. 이로 인해 450억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책정했다.

이 단지는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제로에너지빌딩 타운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향후 시스템 운용비용 290억원을 제외한 설치비용 160억원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30~50%의 금액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은 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위4구역의 경우 가구당 아파트 공사비가 3.3㎡당 415만원의 건축비에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로 35만원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또 서울 송파구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지는 약 226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1500여명의 조합원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조합원 1인당 15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한다.

한 조합의 관계자는 “입주 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초기 사업비가 만만치 않고, 이는 곧 조합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지연 및 분양가 상승을 가져오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신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발전, 지열히트펌프,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있으나 고밀도 공동주택에 도입 시 효율성이 저화되고 미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정비사업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관리부실과 고장 등으로 당초 취지와 다르게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서울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서울시의 민간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설치 비율은 소규모 사업장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선도해야하는 대규모 건축물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정비사업의 경우 초기투자비용이 들더라도 입주 후 친환경 에너지로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설치 시 설치비용 지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현재 5% 선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목표에 맞는 적용비율을 적용해야 한다”며 “단지에 설치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제한적인데 서울시가 과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시도. ⓒ서울시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