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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돈봉투에 또 승부조작, KBO리그 자멸하나


입력 2017.07.04 09:37 수정 2017.07.04 18:0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연이은 대형 악재 터지는데도 은폐하려고만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하지 않는다면 인기 시들

KBO리그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연합뉴스

KBO가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야말로 리그 존폐 기로에 내몰린 상황이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3일, 프로야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포항과 대구 조직폭력배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 열린 경기서 승패를 맞히는 종목에 돈을 걸어 거액의 배당을 챙기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에게 3000만 원을 제안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단계라 승부 조작을 제안 받은 선수와 소속 구단은 밝힐 수 없다"며 "져야 하는 경기에서 이기는 바람에 승부조작이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KBO는 최규순 심판이 두산 베어스에 금품을 요구한 사실을 미지근한 자세로 대한 뒤 은폐하려는 정황까지 포착돼 야구팬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은 하나하나 리그의 존폐를 거론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야구규약 제155조 1항에 따르면,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심판과 구단 또는 선수들 간에 돈이 오고갈 경우 당연히 공정한 판정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도박에 빠진 심판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중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에 부응한 두산 역시 비난은 물론 처벌을 피할 길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쉬쉬한 KBO다. KBO는 지난해 모 매체 보도가 나오자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미온적으로 나섰고, 급기야 징계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았다. KBO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구본능 총재는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 ⓒ 연합뉴스 구본능 총재는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 ⓒ 연합뉴스

승부조작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야구계 안팎에서는 프로야구가 이대로 문을 닫는 것 아니냐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사례로 인기와 위상이 크게 떨어진 대만프로야구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KBO는 검찰 수사에 의존한 채 직접적으로 나선 일이라곤 구단 내 자체 조사 명령이었다. 당연히 추가 적발이 어려웠고 박현준과 김성현을 영구제명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자 지난해 또 한 번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당시 수사선상에 올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유창식에 대해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며, 4년 전 사태를 제대로 봉합하지 않아 다시 고름이 터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야구팬들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사건 하나하나가 프로 정신을 망각한 중대한 범죄들이기 때문이다. 악재가 연이어 터진다면 야구장을 향하던 팬들의 발걸음이 뒤돌아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이 KBO리그를 되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일 수 있다. 과연 KBO는 프로야구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과 반성을 할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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