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바뀌는 금융지형] 압박 또 압박…보험업계 전전긍긍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7.02 07:00  수정 2017.07.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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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물가 잡기에 주 타깃 된 보험료…실손 이어 車까지?

다음 관건은 보험설계사 노동 3권 보장…1.5조 손실 추산

"어느 정권보다 보험에 강한 메시지…판도 바뀔까 주목"

새 정부가 연일 쏟아내는 메시지에 보험업계가 느끼는 압박이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서민 생활 물가 잡기에 보험료가 주요 타깃이 되면서 보험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새 정부가 연일 쏟아내는 메시지에 보험업계가 느끼는 압박이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서민 생활 물가 잡기에 보험료가 주요 타깃이 되면서 보험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와 별개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보험설계사에 대한 노동 3권 보장까지 추진할 경우 보험사들이 느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등, 새 정부의 기조가 보험업계의 지형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올해 안에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정책을 연계해 실손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을 마련해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정부 주도의 실손보험료 인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핵심은 실손보험료 가격자율화 폐지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없어질 예정이었던 실손보험료 조정폭 규제를 2015년 이전 수준인 ±25%로 강화할 계획이다. 또 실손보험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급격한 차이가 나는 진료항목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안에 보험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더 내리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보험업계는 100%가 넘는 실손보험 손해율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손해율은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데, 지난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평균 120.7%를 나타냈다. 즉, 실손보험에서 거둔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금이 훨씬 더 많았던 셈이다.

보험사들의 표정이 더욱 어두운 이유는 실손보험에서 시작된 불씨가 자동차보험으로 옮겨 붙을 수 있어서다.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이라는 점에서 보험료를 내릴 수만 있다면, 정부로서는 가장 큰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인하 요구에 대한 보험사들의 반박 논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5대 손보사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7.46%로 전년 동기(81.79%) 대비 4.33%포인트 하락했다. 그 만큼 자동차보험에서 거둬들이는 이익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새 정부의 보험업계에 대한 압박 요소는 보험료 말고도 더 있다. 3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노동 3권 보장 여부는 향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권리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고 고용·산재 보험을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5월 고용노동부에 이들의 노동 3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 형태로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근로자들을 가리키는데, 이 중 절대 다수는 보험설계사들이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 수는 34만305명으로 다른 특수고용직인 학습지 교사(6만1130명), 골프장 캐디(2만8159명), 신용카드 모집인(1만8544명) 등을 압도한다.

문 대통령의 약속대로 보험설계사의 노동 3권을 인정하고 고용·산재 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경우 보험사의 부담은 크게 늘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미 1조50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금융권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업계는 보험일 것"이라며 "보험료가 생활 물가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인하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수고용직에 대한 노동권 보장은 사회 전반에 걸친 큰 이슈이지만, 이 역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유와 과정이 무엇이든 간에 이번 정부는 보험 산업에 대해 그 어느 정권보다 강한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고, 향후 이런 기조 속에서 보헙업계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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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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