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보(靑年時報)를 비롯한 중국의 매체들은 프로축구 갑급리그(2부리그) 항저우 뤼청의 홍명보 감독이 구단과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이며 조만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홍명보 감독은 24일부터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이미 국내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는 저장 이텅과의 ‘저장 더비’서 0-2 무기력 패한 바 있다. 이후 칭다오 황하이와의 원정경기에서도 0-4로 대패, 팀 분위기가 급속도로 떨어졌고 결국 홍 감독 사임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휴식을 취하다 지난해 항저우 지휘봉을 잡으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중국 슈퍼리그는 홍명보 감독에게 결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항저우는 지난해 8승 8무 14패(승점 32)로 16개 팀 가운데 15위에 머물며 갑급리그(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2007년 이후 10년 연속 이어지던 1부 리그 잔류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구단 측은 홍명보 감독 유임을 결정했다. 유망주 등 젊은 선수 육성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감독의 진가는 드러나지 않았다. 항저우는 올 시즌도 4승 2무 4패(승점 14)로 16개팀 가운데 11위에 그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계속된 부진에 개편의 칼을 들 수밖에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2006년 독일 월드컵 코치, 2007년 아시안컵 코치, 2008년 올림픽 대표팀 수석코치 단계를 거쳐 2009년 U-20 대표팀 감독직에 올랐다.
홍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었다. 금메달이 예상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동메달 획득에 그쳤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첫 번째 메달(동메달)을 안기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그러나 준비없이 맡게 된 2014 브라질월드컵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게 된다.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에는 일명 ‘엔트으리’로 선수 선발 과정의 객관성을 잃은데 이어 본선 무대에서는 경직된 전술로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중국 무대를 떠나게 된 홍 감독의 향후 행보는 장담할 수 없다. 일단 안방인 K리그 감독직은 여전히 멀어 보이는 홍 감독이다.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K리그 비하 발언으로 국내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현역 생활을 함께 했던 황선홍, 유상철, 최용수 등이 K리그서부터 차근차근 지도자 경력을 쌓고 있는 것과 달리 홍 감독의 출발은 너무도 거창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K리그에 발을 담그기가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 과연 그를 품어줄 팀이 나올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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