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정책, 철강업계에 ‘찬물’…원가 상승에 경쟁력 약화 불가피
포스코 2제선공장 용광로.ⓒ연합뉴스
친환경 정책, 철강업계에 ‘찬물’…원가 상승에 경쟁력 약화 불가피
문재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철강업계는 지난해와 올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의 호조를 이어가며 구조조정 대상 산업에서 한 발짝 비켜갔지만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원가 상승 등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포항제철소 내 화력발전소 건설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화력발전소는 포스코가 향후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낼 대안이었다. 2014년 지불한 6000억원 수준의 전기요금은 매년 7% 오르는 전력 단가를 고려할 때 2022년부터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의 1조2000억원의 전기료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포스코는 1973년과 1976년에 만든 포항제철소 내 20㎿짜리 발전기 2대와 30㎿짜리 2대를 폐쇄하고, 2022년까지 500㎿ 용량의 화력발전설비로 대체키로 하는 화력발전소 건립사업을 2년 전부터 추진해왔다. 포스코는 시민 33만명의 서명을 받아 2015년 11월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화력발전설비가 완공되면 포항제철소 자가발전비율은 현재 46%에서 80%까지 올라 철강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포스코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해당 설비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기존 설비보다 50% 저감하는 대책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응을 발표하며 30년 이상 노후한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일시 가동중단을 지시했다. 건설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화력발전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후보시절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 가운데 공정률 10% 미만은 원점 재검토를 밝힌 바 있어 포스코의 화력발전소도 첫 삽을 떠보기도 전에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향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내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공약도 철강업계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해 산업부분에서의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요금인상을 예고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와 기본요금 피크 연동제 등 가정용 누진제와 유사한 수요관리 요금제 등을 적용받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저렴한 것도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 때문인 것으로 특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전력에 따르면 2015년 전력소비 상위 15개 업체 중 현대제철이 1위였고 포스코는 3위, 동국제강은 13위를 차지했다. 2015년 한 해 1만2025GWh를 쓴 현대제철의 전기요금은 1조1605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5년 영업이익 1조4641억원을 상회하는 비용이다.
그동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전처럼 강력한 반대 입장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워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인상되면 갈수록 채산성이 하락하는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며 “인상이 불가피 하더라도 업계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간을 두고 인상 폭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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