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사라진 명동 인근·면세점 '썰렁'
면세점 직원, 상점…"생계·일자리 걱정"
한국 여행 금지가 본격화된 지난 15일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중국인 사라진 명동 인근·면세점 '썰렁'
면세점 직원, 상점…"생계·일자리 걱정"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
중국 국가여유국의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 금지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전례 없이 썰렁한 서울 명동 거리 곳곳에는 불안감이 느껴졌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환잉꽌린."(어세오세요) 소리가 넘쳐났던 명동 중심에서 중국어를 듣기 힘들 정도였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화장품 가게 직원들은 중국어 대신 일본어, 태국어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거리를 빼곡히 메웠던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은 확연히 줄었다. 오히려 일본인 관광객들과 대만, 싱가포르에서 온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화장품 매장들은 며칠 사이 빈 점포로 변했다. 심지어 일부 화장품 가게의 문은 대형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고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그나마 눈에 띄는 중국인은 단체여행객이 아닌 자유여행(싼커)을 온 관광객들이었다.
한 화장품 판매점 직원은 "중국인들이 와서 대량 구매를 하곤 했는데 갑자기 그 관광객들이 사라졌다"며 "문을 닫은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게 답답한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명소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중국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A음식점은 "예전에는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 80%가 중국인이었으나 최근 절반가량 줄었다"며 "당장 손님과 매출이 줄다 보니 직원 수을 줄이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관광안내소와 환전소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명동 인근에서 환전소를 운영해 온 최모 씨는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환전 액수도 컸다"면서 "지금은 환전하는 중국인들은 볼 수 없고 간간이 일본인들이 온다"고 말했다.
명동 인근에 대기 중이던 모범 택시기사 김모씨도 "몇 개월 전만 해도 대기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 손님이 몰렸는데 지금은 반나절을 대기해도 1~2팀 정도 태우는 게 고작"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여파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여행 금지가 본격화된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모습.ⓒ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명동 인근의 면세점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전에는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부터 유커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지만 이날은 대기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면세점 내에서 가이드와 함께 무리 지어 찾아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젊은 중국인 개별 여행객이 삼삼오오 다니는 것이 목격될 뿐이었다.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광객, 분주한 직원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고, 명품 매장은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예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일본인들의 말소리도 이따금씩 들렸다.
면세점을 방문한 국내 소비자는 "예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중국에 온 것 같았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 놀랐다"면서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인이 줄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한산한 수준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화장품 판매 직원도 "하루 종일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던 '설화수', '후', '입생로랑' 등의 매장마저 손님이 줄어든 걸 보니 사드 여파가 대단하긴 한 것 같다"며 "이러다가 일자리마저 잃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푸념했다.
실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들어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0% 증가했지만 3월 셋째주는 10%대로 매출 증가율이 둔화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내국인 유치 프로모션 강화, 동남아 시장 강화 등 대안을 세우고 있지만 중국 시장만큼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