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만과의 A조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8 승리했다.
이로써 1승 2패를 기록한 야구대표팀은 아쉽게 2라운드 진출이 물거품 됐지만 차기 대회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장 11회 양의지의 결승 희생타에 이어 김태균의 투런 홈런으로 고척돔은 열광을 되찾았지만, 마운드의 문제점은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선발 양현종은 1회를 삼진 3개로 가볍게 처리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는 듯 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2회 들어 갑자기 안타 3개와 사구 하나를 헌납하며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양현종은 3이닝동안 공 58개를 던졌고 3실점한 뒤 물러났다.
이후 등판한 투수들도 문제였다. 심창민은 1이닝 2실점, 2이닝을 던진 차우찬도 2실점했으며 바통을 이어받은 장시환은 7회 끝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대표팀 투수들은 이번 WBC 1라운드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과의 1차전에서는 8개의 피안타도 문제였지만 사사구를 무려 9개나 남발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이튿날 네덜란드전에서는 아예 11피안타로 상대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KBO리그는 타고투저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며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코너를 걸치는 절묘한 제구력을 지닌 투수들은 살아남기 힘들었고, 구위로 윽박지르는 선수들이 보다 효과적이었다.
이번에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심창민과 박희수, 원종현, 장시환 등 불펜 투수들 대부분은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고 있다. 그리고 확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안방서 첫 열린 WBC는 1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으로 마무리됐지만, 스트라이크존의 확대 등 국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작업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800만 관중에 도취돼있기 보다는 팬들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한국 야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