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첫 방송한 '하숙집 딸들'은 하숙집 안방마님과 미모의 네 딸이 하숙집을 찾아온 하숙생들과 펼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배우 이미숙이 팜므파탈 하숙집 여주인으로 출연하고 박시연, 윤소이, 이다해, 장신영이 네 명의 딸로 등장한다. 박수홍과 이수근은 하숙집 남자들로 나온다.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여배우들이 단체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4년 만이다. 다섯 명의 여배우가 보여줄 반전 매력이 기대 요인으로 꼽혔다.
제작발표회 당시 정희섭 PD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대해 '고품격 부티크 토크쇼'라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과연 고품격 부티크 토크쇼는 무슨 예능일까. 정 PD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추에이션 리얼 토크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며 "시청자분들께 큰 웃음과 빅재미를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여배우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고자 야심 차게 출발한 '하숙집 딸들'은 첫 방송에서 시청률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2회에서 3.1%, 3회와 4회에서는 2.8로 떨어졌다. 7일 방송에선 씨엔블루 정용화가 출연했으나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단점은 '모호한 정체성'이다.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이도 저도 아니다 보니 유명 배우들을 불러놓고 이렇다 할 신선한 재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제공하는 걸 기본적인 목표로 한다. 이는 출연자가 여배우이든, 남자 예능 출연자이든, 누구든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예능을 선보여야 하는데 '하숙집의 딸들'이 보여주는 '재미'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정도다.
굳이 '여배우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것도 의문이다. 여배우들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꼭 게임이 필요했을까. 여배우는 꼭 망가져야만 신선하고 웃긴 것일까.
게임을 통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한 두 번이라야 재밌고 신선하다. 하지만 '하숙집의 딸들'은 '여배우의 망가짐'에만 중점을 두고 재미를 실종했다. 시청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모르는 이유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억지로 웃겨야만 하는 '억지 웃음' 예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중은 예능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깔깔' 웃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원한다. 그러나 '하숙집의 딸들'은 뭔가 부자연스럽다.
시청자들은 "억지 예능을 본 기분이 든다", "토크쇼도 아니고 먹방, 연예 프로그램도 아니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일까"라고 비판한다. "시청자들은 안 웃는데 출연자들만 즐거운 듯하다"는 의견도 많다.
첫 방송 이후 시청률이 줄곧 떨어지는 건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그들만의 재미가 아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줘야 하는 게 '하숙집의 딸들'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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