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차우찬 홀로 퍼펙트’ 웃픈 현실

이스라엘 상대로 볼넷 9개 헌납하며 흔들

7일 네덜란드전서 제구력 난조 보완해야

이스라엘전에 나선 투수 가운데 퍼펙트를 기록한 선수는 0.2이닝을 던진 차우찬 뿐이다. ⓒ 연합뉴스

대표팀의 기둥이자 장점인 투수력이 흔들리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A조 첫 경기서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1-2 패했다.

이날 대표팀 마운드는 이스라엘 타선에세 10이닝 동안 단 2점만을 허용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8안타를 맞고도 위기를 넘기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문제는 볼넷이다. 이스라엘에 무려 9개를 헌납했다. 이날 대표팀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제구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타자와의 승부가 쉽지 않았고, 결국 카운트를 잡기 위해 넣은 공은 어김없이 두들겨 맞았다.

특히 이스라엘에게 실점을 내준 상황이 모두 선두타자 볼넷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때 아닌 제구력 난조는 코앞으로 다가온 네덜란드전에 대한 우려를 안겨주기에도 충분하다.

이스라엘전에서 대표팀 마운드는 선발 장원준을 필두로 심창민-차우찬-원종현-이현승-임창민-오승환-임창용 등 무려 8명의 투수가 공을 뿌렸다. 이 중 장원준과 이현승, 임창민이 모두 볼넷을 내주며 세 차례나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 가운데 안타나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투수는 세 번째로 등판한 차우찬이 유일하다. ‘끝판왕’ 오승환도 1안타를 허용했다. 단 두 타자만을 상대한 차우찬이 유일한 퍼펙트 투수라는 점은 대표팀 마운드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7일 상대하는 네덜란드는 A조 최강으로 손꼽히는 팀이다. 타선 역시 이스라엘보다는 강하다. 그렇다고 오승환이 모든 이닝을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나머지 투수들의 분전과 각성이 필요한 일전이다.

특히 한방을 갖추고 있는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네덜란드를 상대로 전날과 같은 투수진의 컨디션 난조라면 자칫 홈에서 조기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2차전을 앞두고 제구력이 승부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