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28명)에 오재원(두산)이 대체 선수로 합류,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만 무려 8명으로 늘어났다.
당초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내야수 정근우(한화)가 무릎 부상으로 끝내 낙마,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예비 엔트리에 있던 오재원을 발탁했다. 전천후 내야수인 오재원은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도 백업 요원으로 맹활약, 한국의 극적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두산 소속으로는 투수 장원준-이현승, 포수 양의지, 외야수 민병헌-박건우, 내야수 김재호-허경민에 이어 오재원까지 8명이다. 각 포지션에서 모두 KBO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우수한 선수들이라 차출은 불가피했다. 1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낙마한 이용찬이나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유희관까지 발탁됐다면 두 자릿수를 넘길 뻔했다.
물론 리그 최강팀의 숙명이지만 두산으로서는 소속 선수들의 무더기 국가대표 차출이 반갑지만은 않다.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에도 다수의 두산 소속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당시는 시즌을 마친 뒤 겨울에 열렸기 때문에 큰 후유증이 없었다.
WBC는 스프링캠프 기간인 3월에 열린다.
WBC 차출로 스프링캠프 기간에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훈련의 집중력과 효율성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에 차출된 선수들은 WBC를 위해 예년보다 일찍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한다. 또 대회를 마치면 휴식 없이 바로 정규시즌이 시작된다. 선수들의 체력적-정신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오재원의 대체 발탁에 대한 타당성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부상으로 하차한 정근우에 이어 오재원도 30대가 넘은 베테랑인 데다 역시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추가 발탁되어 몸상태를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오재원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베테랑을 선호하는 김인식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나치게 선수들의 이름값과 경험에만 집착하고 세대교체 같은 변화를 외면하는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15-201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두산은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 LG, KIA, 롯데 등 경쟁팀들의 전력이 대체로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WBC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두산은 다음 시즌 3연패를 위한 준비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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