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로우지, 이러려고 복귀했나..은퇴 수순?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12.31 15:49  수정 2016.12.31 18:55

1년여 만의 복귀전에서 챔피언 누네즈에게 1R TKO패

수준 이하의 경기력..화려한 과거 되돌리기 어려워 보여

[UFC 207]론다 로우지가 1년여 만의 복귀전에서 누네즈에게 참패했다. ⓒ 게티이미지

론다 로우지(29·미국)가 1년 1개월 만의 UFC 복귀전에서 참패했다.

론다 로우지는 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07' 메인이벤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와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1라운드 48초 만에 TKO 패를 당하고 물러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이고 굴욕적인 패배였다.

로우지는 복귀전 일정이 잡힌 이후 훈련에만 몰두하며 “챔피언 벨트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만 보여줬다. 평소보다 더 거칠고 강한 훈련을 소화했던 로우지를 본 UFC 관계자들도 “로우지가 홀리 홈에게 당했던 것은 사고였다. 진지한 자세만 봐도 다시 본래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여자 벨포트’라는 별명답게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스탠딩 타격을 보유한 누네스도 한층 신중해진 로우지의 먹잇감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누네스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로우지의 안면을 여러 차례 강타했다.

로우지도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쓰러지지 않고 계속 싸우려 했다. 그게 전부였다. 로우지는 활발한 스텝을 바탕으로 한 부지런한 움직임도 없었다. 뒷걸음질이 스텝의 전부였다. 그럴수록 누네스의 가공할 펀치는 로우지의 안면을 거푸 강타하며 얼굴을 벌겋게 물들였다.

커버링을 내린 채 가만히 서서 맞기만 했다. 왼손 스트레이트에 이은 컴비네이션을 허용한 로우지는 1분이 경과하기도 전에 균형을 잃었다. 혹독한 훈련을 펼친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기력했다.

로우지는 특유의 테이크다운 시도도 하지 못한 채 휘청거리기만 했다. 스텝을 잃은 지 오래 전이고,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으니 테이크다운 등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보다 못한 심판은 로우지가 쓰러지기 직전 경기를 중단시켰다. 로우지로서는 심판 덕에 더 맞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로 속수무책 상황이었다.

로우지는 2012년 11월 UFC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2016년 6차 방어에 성공할 때까지 모든 경기를 강렬하게 끝내버렸다. 대부분의 경기를 1라운드 TKO 또는 서브미션으로 끝내며 ‘암바 여제’ ‘슈퍼 스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해 11월 홀리 홈에게 1라운드 하이킥 KO패를 당한 뒤 와신상담 끝에 1년여 만에 타이틀 탈환을 노렸지만 새로운 챔피언 누네스에게 펀치 세례를 받고 무기력하게 졌다. 더 이상 1라운드 초반에 모든 것을 정리했던 로우지가 아니다.

장기집권을 꿈꾸게 된 누네스 말대로 로우지의 시대는 종식된 것일까. 이날 경기만 놓고 본다면 그간 은퇴시기를 언급했던 로우지의 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화려한 정상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할 바에는 로우지가 은퇴를 고려할 수 있다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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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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