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207]UFC에 코너 맥그리거가 있기 전 론다 로우지가 있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슈퍼 여제’로서의 위상은 하늘 높은 줄 몰랐다.
UFC 옥타곤에서 7경기만 치렀지만 로우지 이상의 굵직한 업적과 숱한 화제를 뿌린 파이터도 UFC 역사를 통틀어 찾기 어렵다. 여성 파이터로서 카리스마와 섹시한 매력을 겸비한 데다 압도적 기량으로 다가오는 상대들을 무참히 때려눕히고 짓밟았던 로우지다.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에 빛나는 로우지는 2012년 11월 UFC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2016년 6차 방어에 성공할 때까지 모든 경기를 강렬하게 끝내버렸다. UFC 남성부에서도 앤더슨 실바-조제 알도-존 존스 등 6차 방어 이상 성공한 경우가 흔치 않은데 로우지는 6차방어까지 매 경기 압도적이었다.
대부분의 경기를 1라운드 TKO 또는 서브미션으로 끝냈다. 캣 진가노를 14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잡았고, 알렉시스 데이비스는 16초 만에 눌렀다. 암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암바 여제로 불렸던 이유다. 화끈한 경기로 매 경기 보너스를 챙겼다. 그만큼 관중들은 로우지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그런 로우지를 자살까지 고민하게 했던 경기가 있었다. 지난해 홀리 홈과의 잘못된(?) 만남이다. 지난해 11월 홈에게 2라운드 하이킥 KO패를 당하면서 12연승도 깨졌다. 생각지도 못한 패배에 로우지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한 번의 패배에도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마음을 추스르는데 1년 이상 걸렸다. 로우지는 31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리는 ‘UFC 207’ 무대를 통해 복귀한다(중계=SPOTV).
여기에서도 진다면 로우지 스스로가 UFC 옥타곤을 떠나버릴 가능성이 높다. 슈퍼여제가 퍼지지 않길 바라는 UFC 측과 UFC 팬들은 이번 메인이벤트를 앞두고 로우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냉정하고 차분해졌다는 점이다. 로우지는 30일 계체량 행사에서도 인터뷰를 일절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혹독한 훈련을 할 때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더 탄탄해진 근육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보면 어떤 강도의 훈련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실전이다. 옥타곤에서 로우지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던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챔피언 아만다 누네즈와 어떻게 싸워야할까. 누네스는 전형적인 브라질 출신의 타격가면서도 주짓수에도 능하다. UFC에는 2013년 입성해 6승 1패를 기록 중이고, 지난 경기에서 챔피언 미샤 테이트에게 1라운드 초크승을 거두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UFC207에서 론다 로우지와 타이틀매치 앞둔 누네즈. ⓒ 게티이미지
강력한 타격과 초크 능력을 가진 파이터로 로우지가 만났던 상대들과 비교해도 리치나 타격 기술 등에서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챔피언이다. ‘여자 비토 벨포트’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스탠딩 타격을 자랑한다. KO/TKO 비율도 69%로 로우지(25%)에 크게 앞선다.
가장 두려운 것이 1라운드 초반이다. 그간 로우지는 10초 내 달라붙어 주도권을 잡았다. 누네즈를 상대로는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공이 울리자마자 기습적으로 달려드는 로우지 특유의 무모한 돌진을 감행한다면 초살의 우려까지 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무리한 러쉬는 패배를 자초할 수 있다.
누네즈는 달려들 때 정교한 잽을 날릴 수 있다. 잽에 맞으면 가드가 열릴 수 있다. 이후 누네스는 흔들린 상대를 중심으로 돌면서 빈틈을 유도해 삽시간에 펀치를 꽂는다. 체력에 약점이 있는 누네즈가 가장 선호하는 패턴이라 할 수 있다.
누네즈는 체력적인 약점이 있다. 따라서 장기전에 돌입했을 때의 마땅한 공격 옵션도 없다. 시간을 끌면서 괴롭힌다면 의외로 로우지가 낙승할 수 있다.
물론 누네즈로서는 테이크다운만 당하지 않는다면 로우지와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로우지는 슈퍼 여제다. 보통의 선수와는 사뭇 달랐던 챔피언이었다. 공백에 따른 약점만 최소화 한다면 로우지의 승리 가능성은 높다. 무엇보다 무모한 초반 러시만 자제할 수 있다면 로우지의 승리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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