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53년 전이었던 지난 1863년 10월, 영국 런던의 한 선술집에서 12개 클럽 대표들이 모여 현대 축구의 규칙을 정했다. 이른바 FA(잉글랜드 축구협회)의 태동이다.
축구의 시작을 알린 런던에는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이 위치해있으며, 수많은 프로 클럽들은 870만 런던 시민을 넘어 세계 축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프로인 1부 리그부터 아마추어 8부 리그까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런던을 연고로 한 클럽은 무려 41개에 이른다. 여기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클럽도 18개나 된다. 프로팀은 1부 리그인 EPL에 5개, 2부 리그는 3개, 3부 리그는 3개, 4부 리그는 2개 등 총 13개다.
하지만 118년 역사에 달하는 잉글랜드 축구 리그에서 런던 클럽들의 우승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아스날이 총 12번의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첼시(5회), 토트넘(2회)이 뒤를 잇는다. 즉, 우승 지분율은 16.1%에 불과하다.
역사를 따졌을 때 런던 축구의 맹주는 역시나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지난 1919-20시즌부터 무려 91시즌 연속 1부 리그에 몸담고 있는데, 이는 런던을 넘어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장 기간 1부 리그 잔류 기록이다.
1부 리그에 머문 횟수 또한 아스날이 총 100회로 다른 클럽들을 압도한다. 아스날에 이어 첼시와 토트넘이 82번째 1부 리그 시즌을 치르고 있으며, 웨스트햄(59회), 찰턴(26회), 풀럼(25회), QPR(23회) 등 국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클럽들이 뒤를 잇고 있다.
1부 리그에 몸담았던 런던 축구 클럽. ⓒ 데일리안 스포츠
많은 축구팬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 중 하나가 바로 ‘런던’ 이름의 축구팀이 없다는 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버밍엄, 뉴캐슬 등 영국의 대도시에 위치한 팀들 모두 도시의 이름을 앞세우고 있는데 런던 명칭이 들어간 축구 클럽은 단 하나도 없다.
첼시(실제로는 풀럼 지역에 위치)와 토트넘은 런던 내 지명이고, 웨스트햄은 공교롭게도 런던 서쪽이 아닌 동부 뉴엄 런던 특별구에 자리하고 있다. 아스날은 런던 남부 울위치의 병기창 근로자들이 다이얼 스퀘어란 이름으로 창단했으며, 지금의 위치인 북런던에는 병기창이 없다.
런던 이름을 가진 클럽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런던XI가 그것. 사실 런던XI는 정상적인 클럽이 아니었는데 도시당 하나의 클럽만 출전할 수 있는 인터시티 페어스컵(현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급조된 연합팀이었다. 이 런던XI는 아스날, 첼시, 토트넘 등 런던 내 클럽 선수들을 뽑은 일종의 올스타 팀이었다. 1955년 창단되어 1958년을 끝으로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윔블던 클럽에 대한 역사도 흥미롭다. 1889년 창단된 윔블던 FC는 ‘크레이지 갱’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거칠고 남성적인 색깔을 내던 팀이었다. 하지만 2003-04시즌을 끝으로 런던을 떠나 밀턴 케인스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단 측은 팀명마저 밀턴케인스 돈스로 바꾸며 윔블던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이에 윔블던 팬들은 화가 끝까지 치밀었고, 아예 새로운 클럽인 AFC 윔블던(세미 프로)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지난 2014년 8월, 리그컵 대회서 두 팀이 맞붙게 되는데 경기 결과는 MK 돈스의 3-1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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