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별 하나’ 레알, 창 없으면 방패로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9.11 16:52  수정 2016.09.11 16:52

호날두 선제골 외 공격수들 침묵...수비수들 4골

호날두 선제골을 끝으로 이날 레알 공격수들은 침묵을 지켰다. ⓒ 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시즌 초 3연승을 질주했다.

레알은 10일(한국시각)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6-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와 3라운드에서 5-2 대승했다. 부상에서 갓 복귀한 호날두는 ‘화력쇼’ 포문을 여는 선제골로 시즌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단 감독은 이날 부상 및 A매치 여파로 나바스, 마르셀루, 카르바할, 카세미루, 벤제마 등 주전급 전력을 대거 빼고 나섰다. 그리고 모처럼 선발로 나선 호날두-베일 ‘형제’가 실마리를 풀어주는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왔다.

전반 5분 다닐루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베일은 반대편에 쇄도하던 호날두에게 연결, 빈 골문에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 잔치 서막을 알렸다.

하지만 선제골을 끝으로 이날 레알 공격수들은 침묵을 지켰다. 선발로 나선 모라타 역시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번번이 놓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진한 공격진 대신 팀의 화력을 책임진 것은 수비수들이었다.

전반 정규시간 종료 5분을 남기고 다닐루가 추가골을, 이어 추가시간에는 코너킥에 이은 라모스가 헤딩골을 뽑아내 쐐기를 박았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를 지배한 것은 수비수들이었다. 후반 시작 10분 만에 크로스의 코너킥을 넘겨받은 페페가 방아 찧기 헤딩으로 추가골, 레알은 4골차로 달아났다. 5분 뒤 터진 모드리치의 감각적인 오른발 중거리포까지 승부는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오사수나의 역공이 시작됐다. 5골차 열세에 자극을 받은 오사수나는 순식간에 2골을 만회하며 레알을 몰아붙였다. 중간에 한 차례 페널티킥도 얻었지만 레알 골키퍼에 가로막혔다. 수비수 한 명까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세에 몰린 오사수나는 결국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5-2로 마무리 된 승부의 수훈은 득점 및 도움으로 후방뿐 아니라 최전방 일선에서 공격까지 짊어진 라모스, 페페, 다닐루 등 수비수들에게 돌아갔다. 스페인 ‘마르카’는 경기 종료 후 선제골을 기록한 호날두에게 별(평점) 한 개를 준 반면 라모스, 페페, 다닐루 수비 3인방에 별 2개를 부여하며 공로를 치켜세웠다.

레알은 이날 승리로 공식전 4연승을 달렸지만 시즌 초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재차 확인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비 불안이다.

레알은 현재까지 치른 공식전 4경기서 한 경기만 빼고 모두 실점했다. 총 5실점으로, 경기 막판에 급격히 떨어지는 수비 집중력이나 수비-중원 호흡 미스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고 허무하게 실점하는 경우가 잦다.

결국, 방패는 ‘유사시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본연의 역할은 방어다. 유럽 디펜딩 챔피언 레알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끈한 화력 못지않게 뒷문 보수에도 많은 신경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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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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