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중국 슈퍼리그 진출로 많은 팬들을 놀라게 한 국가대표 수비수 홍정호의 선택이 아직도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장쑤는 홍정호의 이적료와 계약 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독일 복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아우크스부르크는 이적료 400만 유로(약 50억 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정호가 장쑤에서 받게 될 연봉도 보장금액만 약 20억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정호는 한 시즌을 더 마치면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서는 계약이 1년 남은 홍정호를 좋은 조건에 이적시키며 넉넉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었다. 홍정호로서도 막대한 몸값 제시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홍정호의 중국행은 두 가지 면에서 큰 아쉬움을 준다. 우선 또 한 명의 국가대표급 수비수가 한창 기량이 전성기에 접어들 시점에 중국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무대에서는 김영권, 김기희, 장현수, 김주영 등 수많은 국가대표급 수비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최근 K리그로 귀환한 베테랑 곽태휘 정도를 제외하면 A대표팀 주전급 센터백은 이제 대부분 ‘중국파’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리그의 위상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다, 국내 정상급 자원들이 특정 리그에 편중되는 현상 역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이적 시점도 공교롭다. 홍정호는 당초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리우 올림픽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의 강력한 반대로 차출이 불발됐다.
그런데 하필 최종엔트리 구성이 완료된 시점에서 홍정호의 갑작스러운 중국행이 알려졌다. 올림픽팀의 또 다른 와일드카드인 장현수도 중국리그 소속인 데다 홍정호의 새 소속팀 장쑤의 사령탑이 최용수 감독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진작 이적이 성사됐더라면 홍정호의 차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을 가능성이 컸다.
물론 이는 홍정호가 의도한 상황은 아니지만 올림픽과 유럽을 포기한 대가가 중국행이라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결과적으로 신태용호는 확실한 수비수 와일드카드를 놓쳤고, 한국축구는 한 명의 유럽파 수비수를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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