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부터 장성우까지’ 실종된 프로의식, 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7.13 11:01  수정 2016.07.13 11:47

kt 김상현, 도로 한 복판서 음란행위 체포

최근 들어 잇달아 터지는 프로선수 인성 문제

김상현(왼쪽부터)-박현준-장성우-임창용-오승환은 실종된 프로 의식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 연합뉴스

kt 장성우와 김상현,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 그리고 저 멀리 메이저리그서 뛰고 있는 오승환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프로의식이 실종됐다고 비난 받는 선수들이다.

최근 들어 바람 잘날 없는 KBO리그에서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10구단 kt 위즈의 베테랑 타자 김상현이 벌건 대낮에 길을 가던 여대생을 향해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경기 도중 뒤늦게 보고를 받은 kt는 선발로 내보냈던 김상현을 급히 교체시켰고, 결국 임의탈퇴라는 철퇴를 내렸다.

김상현에게 최고 수위 징계가 내려진 이유는 간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군에 첫 진입한 kt는 장성우와 장시환, 오정복 등 선수들이 잇달아 말썽을 일으켜 구단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kt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향후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터질 경우 원아웃 제도를 통해 퇴출 등 강력한 징계를 내린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최근 들어 프로야구는 그라운드 밖에서의 각종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때마다 선수들의 인성 부족이 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조금 멀리 시계를 돌리면 지난 2011년 프로야구를 강타했던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다. 이에 연루된 박현준과 김성현은 영구제명의 불명예를 떠안고 야구계를 떠났다. 정정당당해야할 승부의 세계에서 돈에 눈이 멀어 프로 의식을 망각한 경우다.

지난해에는 삼성발 해외원정도박 사건이 터졌다. 연루된 선수들은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 등 특급 선수들이었고, 이들과 절친했던 오승환(당시 한신)도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고 혐의를 시인한 임창용과 오승환은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윤성환과 안지만은 짧은 사과와 함께 현재 정상적으로 출전 중이다. 삼성 구단이 이전에도 도박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점을 감안하면, 타의 모범을 보여야할 이들 베테랑들의 프로 의식이 얼마나 문제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피츠버그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는 최근 성폭행 사건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대 폭력(가정폭력, 아동폭력, 성폭력) 근절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친 상태라 벌써부터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관중석 곳곳이 들어찼고, 각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와 엄청난 부를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사실 한국의 스포츠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운동에만 매달리며 성적지상주의에 시달려왔다. 이로 인해 선수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인성 교육 등을 등한시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들에게 프로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지만, 이제 한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다.

클레이튼 커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대부분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그저 시간이 남아돌아 사인해 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팬들의 녹을 먹는 프로 선수라면 훌륭한 인성을 갖춰야 함은 물론 적어도 팬들 앞에서만큼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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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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