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고픈 UFC 헤비급, 두근두근 '뉴스타 탄생'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입력 2016.07.09 07:55  수정 2016.07.09 07:56

데릭 루이스, 로이 넬슨과의 매치에서 반쪽 타격가 오명도 벗어

UFC 헤비급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데릭 루이스. SPOTV 화면 캡처

데릭 루이스(31·미국)가 정체된 UFC 헤비급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UFC 헤비급은 뉴 페이스를 찾기 대단히 어렵다. ‘양강 구도’는 깨졌지만 케인 벨라스케즈,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는 신진급 선수들에게 여전히 넘기 힘든 높은 벽이다.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위시해 알리스타 오브레임, 마크 헌트, 파브리시우 베우둠 등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은 언제나 머물던 선수들이다.

기존 강자들이 너무 센 탓도 있지만 기량 못지않게 신체 조건을 갖춰야 하는 헤비급 특성상 선수층이 얇은 것도 하나의 배경이다. 헤비급에서 뛰어도 되는 선수가 아래 체급으로 활동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9·스웨덴)은 헤비급에서 뛰어도 손색없는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또 세대교체 구도는 쓸 만한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토드 더피 같은 기대주가 주짓떼로 프랭크 미어에게 타격으로 무너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루이스는 헤비급에서 기대할 만한 새로운 얼굴 중 하나다.

‘더 테러리스트’, ‘검은야수’ 등 무시무시한 닉네임을 반영하듯 폭행 치사 혐의로 징역을 살다오기도 했다. 복싱 헤비급의 전설 조지 포먼 밑에서 복싱을 배우기도 했던 루이스는 MMA 데뷔전에서 KO승 포함 9승 2패 1무효라는 준수한 전적을 안고 UFC에 입성했다.

루이스는 파이팅 스타일에서 장단점이 뚜렷하다. 큰 체격과 긴 리치를 바탕으로 상대를 거칠게 때려눕히는 것을 좋아한다. 스승 포먼이 연상될 정도로 무자비하게 몰아붙인다. 힘이 넘쳐 압박을 하면서 펀치를 휘두르면 상대가 가드를 해도 충격을 받고 휘청거릴 정도다.

다소 투박하지만 갖출 기술은 다 지녔다. 훅, 어퍼컷 등 펀치 공격 외에 미들, 하이킥은 물론 육중한 거구를 날려 플라잉 니킥까지 시도한다. 승리 후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포효하다가 바닥에 미끄러지는 승리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스타 기질도 다분하다.

8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0 코메인이벤트 로이 넬슨(40·미국)전은 루이스의 미래를 타진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타격의 파괴력은 상위권 강자들과 겨룰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라운드 능력이 떨어져 펀치의 파괴력과 맷집, 그래플링까지 수준급인 베테랑 넬슨은 검증 상대로 적합했다.

놀랍게도 루이스는 넬슨과의 정면 타격전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우위를 점했다. 맷집좋은 선수들이 가득한 헤비급에서도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하며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오버핸드(Overhand)'성 훅은 매우 위험한 그의 무기다. 상위권 강자들조차 넬슨과의 정면 화력 대결은 피할 정도다.

하지만 루이스는 경기 내내 넬슨과의 타격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시종일관 펀치와 킥, 무릎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안면은 물론 바디에 공격이 적중될 때마다 넬슨의 두툼한 뱃살이 크게 출렁였다. 스탠딩 대결에서는 넬슨이 역부족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여유만만 하던 넬슨의 얼굴도 시간이 지날수록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반전을 꾀한 넬슨은 루이스의 약점인 그라운드를 노렸다. 주짓수 블랙벨트인 넬슨은 그라운드도 수준급이다. 이를 입증하듯 여러 차례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그래플링 싸움으로 루이스를 괴롭혔다.

UFC 헤비급 뉴 스타가 된 루이스는 투지와 체력 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 UFC

여기서 루이스의 향후 가능성이 엿보였다. 현재의 루이스는 그래플링이 약한 반쪽 타격가에 가깝다. 하지만 희망적인 대목은 경기를 치를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차례 넬슨에게 깔리면서도 악착같이 뿌리치고 일어났다. 루이스 같이 타격이 뛰어난 선수가 그라운드 방어를 제대로 하면 무서운 복병이 될 수 있다.

투지나 체력 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루이스는 때려도 쓰러지지 않는 넬슨의 내구력에 1라운드 끝나기 무섭게 헐떡거리며 지쳐버렸다. 남은 2라운드를 견디기 힘들어보였다. 설상가상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로우킥에 맞아 하체에 상당한 데미지까지 입었다. 루이스는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넬슨의 그라운드 압박까지 견디어내며 3라운드 종료 판정승했다.

루이스는 넬슨전 승리로 UFC 무대에서만 7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이름값 높은 넬슨을 잡아냈다는 점에서 절반의 검증도 끝났다. 루이스가 유망주 싹이 마른 헤비급의 새로운 단비가 되어줄지 UFC 팬들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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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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