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보는 여러 개의 시선

김영진 기자

입력 2016.07.03 13:48  수정 2016.07.0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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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의 라이프랩] 휴대폰으로 전세계 정보 여과없이 볼수 있어 실력있는 사람과 맛집 등 찾아낼 수도...상업성과 허언증 환자 유발 우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다. 아니 계정은 있으니 한다고 말해야 하나. 계정은 있지만 사진을 올리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과 동영상은 본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도 해본다. 계정을 추가해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나눠서 해볼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인스타그램을 대하는 요즘 나의 태도이다.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사생활 노출 위험이 있지 않을까 등 여러 우려스러움도 느낀다.

모르는 다수에게 자신을 노출하고 싶을까 하면서도 그만큼 인생을 자신있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들인가보다 싶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 달리 공개로 설정해 놓으면 불특정 다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들어와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물론 차단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비공개로 설정해 지인들끼리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많다.

SNS를 좋아하지 않아 페이스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패션과 뷰티 등을 출입하다 보니 그쪽 관계자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자보다 인스타그래머 대상 마케팅에 치중하는 브랜드도 여럿 봤다. 적어도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 기자는 찬밥이다.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얻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해시태그로 전세계 정보 찾을 수 있어

처음 인스타그램을 했을 때 느낌은 신세계였다. 해시태그(#)를 치고 뉴욕이라고 치면 뉴욕과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이 보였고, 호텔이라고 치면 호텔과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이 보였다. 신기했다. 특정 장소를 치면 그곳에서 찍었던 사진들과 동영상들이 여과 없이 보였다. 휴대폰 하나로 전 세계를 품은 기분이었다.

연예인이나 관심 있는 유명인들의 일상 모습도 볼 수 있고 다양한 재능의 사람들을 보는 재미도 컸다. 마케터들이 SNS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지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었다. PC시대에 사람들이 주로 구글이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했다면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검색해 관련 정보를 얻는 경우도 많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사거리를 찾은 적도 여러 번이다.

어느새 전 세계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5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던 블로거들도 인스타그램으로 많이 옮겨갔고 기업들도 홈페이지를 만들듯 인스타그램 계정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정보 제공자가 기자, 블로거 등으로 한정돼 있었지만 지금은 5억명의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자유롭게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과거 스타라고 하면 TV에서 보던 연예인들을 말했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 스타', '파워 인스타그래머' 등 인스타그램에서 주목받으면서 스타가 된 사람들도 여럿이다. 안보였던 연예인들도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끈 경우도 많다.

그 외에도 인스타그램의 장점은 너무나 많다. 정보를 여과 없이 볼 수 있다는 점,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스타그램 스타로도 뜰 수 있다. 굳이 제도권을 통하지 않더라도 인스타그램에 시와 그림을 올려 주목 받을 수도 있다. 휴대폰 성능이 좋아지면서 그야말로 1인 미디어를 실감케 한다.

인스타그램서 노래, 춤, 그림 실력 주목 받은 사람 늘어

자신이 그린 그림과 사진을 올려 전시회까지 개최한 사람도 있다. 유명 가수 못지않은 노래와 춤 실력을 갖춘 사람들도 인스타그램에서는 많이 볼 수 있다. 연예인 같은 외모로 인기를 끄는 사람들도 많다. 개인 사업하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해 성공한 경우도 많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패션 현장 소식, 신제품 소식도 찾아 볼 수 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남양유업의 백미당 아이스크림 등도 인스타그램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인기를 모은 사례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박서원 두산 전무도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재계 인사로 유명하다. 홍보 마케터 입장에서는 큰 돈 들이지 않고 마케팅 할 수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디를 가든 "얼마든지 사진 찍으세요"라며 사진 찍기를 적극 권한다. 인스타그램에 일찍 주목한 마케터들은 이를 통해 큰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밥먹기 전 사진찍기는 필수가 됐다.

패션과 뷰티 등의 브랜드 마케터들은 언론 보도가 나가기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과 동영상에 더 집중할 때도 많다.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을 따로 불러 행사를 할 때도 많다. 명품 브랜드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됐던 샤넬 크루즈쇼와 디올 정신 전시회는 인스타그램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서울패션위크를 가면 박수치는 사람보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먹스타그램', '집스타그램', '패션스타그램' 등을 검색하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인스타그램 안 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것들이 공존한다.

인스타그램의 상업화...마케팅 수단으로 변질

반면 인스타그램의 단점도 물론 존재한다. 5억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래머들이 등장하며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했던 블로거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면서 사진과 동영상에 상업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연예인들이 올리는 사진이나 파워 인스타그래머들이 올리는 제품 사진이나 동영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됐다. 마케터들이 인스타그램에 주목하면서 파워 인스타그래머를 찾아 유료로 사진과 동영상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매거진들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종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단계이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곳에 마케터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순수하게 올렸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재미는 많이 사라졌다. 또 팔로워를 늘려주는, 즉 파워 인스타그래머가 되는 것도 돈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직접 사진을 몇 장 올려 봤더니 메시지가 오는 것이 "유료로 팔로워 수 늘려줍니다"라는 제안이었다.

인스타그램이 상업화되면서 이곳에서 커뮤니케이션하던 사람들도 많이 떠났다. 있어도 공식적인 채널로만 활용하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의 좋은 점만 주로 공개한다. 따라서 인스타그램에 보이는 모습은 공식적인 실력과는 무관하다. 어느 패션 디자이너는 실력을 쌓기 위해 연구하기보다 인스타그램 활동을 더 열심히 해 주목을 끈 경우도 있다. 즉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실력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모습과 실체와는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숨은 고수들도 상당히 많다.

누구는 "인스타그램 하는 사람 중에 실력 있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자신의 실력을 포장하고 확대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며 충성을 표현하는 이마트 직원들과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중 누가 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클까.

또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사회에 '허언증', '있어빌리티(있어보이게 하는 능력)'라는 용어도 보편화됐다.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일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비판적인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자신의 특별하고 좋았던 순간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것이 도를 지나치면 '허언증' 환자가 될 수도 있다. 주변에 학력과 직업, 재력 등을 속이는 '있어빌리티' 사례는 너무나 많다.

'있어빌리티', '관종' 신조어 양산...제대로 된 시각 키워야

차안에서 셀프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운전석에 벤츠 문양이 보이고, 커피 마시는 사진을 올렸는데 옆에 에르메스 백이 보이는 사진 등이다.

실제 어느 행사장을 찾았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던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사람은 주로 연예인 등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어 올리며 주목을 끌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유명인들과 친분이 많아 보이는 셀럽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 봤더니 유명인들에게 자신과 사진 한 장 찍자고 부탁하고 그 유명인은 모르는 사람과 사진을 찍어준 경우였다. 그 사람은 어떻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행사 정보를 얻어 행사장을 찾아 마치 유명인처럼 행세한 케이스로 보였다.

매일 수입차를 바꿔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이 알고 봤더니 발렛하는 사람이었고, 명품 종이가방을 마치 쇼핑한 것 처럼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실제 빈가방만 사진을 찍어 올린 사람도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극단적으로 확대돼 실제의 모습과 사진 속의 모습을 혼동하는 허언증 환자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또 인스타그램을 보는 사람들도 해외여행을 다니고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 등 특별한 모습들만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현실의 모습은 별반 다를게 없는데도 현재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음성적인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는 점도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다. 또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생활이나 개인 인맥들을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어 사생활 노출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동전의 양면이 있는 것처럼 인스타그램에도 분명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 모바일 시대에 가장 큰 성공 케이스가 인스타그램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신문 기사들이 글 중심이었다면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전 세계 어딘가 에서는 인스타그램을 넘어설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개발하고 있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하면 엄청난 정보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잘못 활용하면 사생활 노출은 물론 허언증 환자가 될 수도 있다. 인간관계도 휴대폰 속에 갇힐 수 있다. 싱글족이 늘어나고 혼밥족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휴대폰 영향이 크다고 본다.

인스타그램 안 세상이 전부가 아니듯 인스타그램을 보는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스타그램 안 예쁘게 포장된 사진과 동영상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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