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이제야 주목 받는 이유

김명신 기자

입력 2016.06.03 08:02  수정 2016.06.03 08:07

다양한 작품 통해 조, 단역 불문 열연

다져진 연기력 폭발시키며 스크린 점령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사람엔터테인먼트

"여심 삼켜버린 마성의 남자 조진웅."

대세, ‘일이 진행돼 가는 결정적인 형세’ ‘큰 권세’. 데뷔 12년 차 배우 조진웅에게는 항상 ‘대세’라는 말이 붙는다. 그것도 ‘리얼 대세’ ‘대세 중 대세’라는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온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시작으로 조, 단역을 불사하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완성해온 조진웅은 현재 최고의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연기의 결정판을 보여주며 큰 권세 역시 누리고 있다. ‘대세’를 대표하는 배우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핸디캡 파괴. 큰 키와 덩치는 그의 연기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액션연기부터 눈물의 멜로 연기까지, 조진웅이 하면 그 연기가 곧 캐릭터다. 그렇게 대중들은 조진웅이라는 배우의 마성에 빠져들고 있다. 그 저반에는 차근차근 다져온 ‘노력’이 있다.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사람엔터테인먼트 SBS

몇 천만 관객동원, 시청률 몇 퍼센트. 이런 수치는 조진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가 출연한 작품의 관객수를 따져보면 역대 최고가 될 수도 있다. 시청률 역시 의미가 없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무휼, ‘시그널’의 이재한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그것이 조진웅의 힘이다.

드라마 ‘시그널’을 시작으로 영화 ‘아가씨’, ‘사냥’, ‘해빙’ 등 올해만도 몇 편의 작품을 통해 조진웅의 연기를 볼 수 있다. 다작이라 한 들, 그의 연기에는 똑같음이 없다. ‘시그널’의 이재한과 ‘아가씨’의 코우즈키는 180도 다른 인물이다.

순수함과 정의를 앞세운 형사에서 이번에는 타락과 찌질함의 극치인 상속녀 후견인으로 변신했다. 영화 ‘아가씨’의 초반부에서 백작(하정우)은 내레이션을 통해 코우즈키(조진웅)에 대해 “일본 밀수품을 뇌물로 써 고관대작 통역을 도맡아 한일합병 때 공이 컸다. 그 일로 금광채굴권까지 따낸 뒤, 아예 일본인이 되고 싶어 일본의 몰락한 귀족 딸에게 장가들어 아내의 성을 따라 코우즈키가 된...”이라고 소개한다.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모호필름

그렇다. 조진웅이 연기한 코우즈키는 어마어마한 재산의 상속녀 히데코(김민희)의 이모부이자 후견인이다. 그 정보가 전부다. 실제로 극의 중심이 아닌 히데코를 뒷받침 해주는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역시나 분량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원하는 것이면 뭐든 손에 넣어야 하는 코우즈키의 변태적 성향의 노골적인 연기를 담아낸 조진웅은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나이대 역시 전작들에 비해 훨씬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함은 그 어디에도 없다. 변신의 귀재로 꼽히는 이유다.

사실 조진웅은 박찬욱 감독에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나이차에 따른 부자연스러움을 꼽으며 출연을 고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진웅은 18kg 감량을 불사하며 자신만의 ‘코우즈키’를 그려냈고, 기존의 조진웅을 잊게 하는 또 다른 인생의 캐릭터로 남게 됐다.

한 포털 무비톡을 통해 조진웅은 "많은 이야기도 있지만 영화로서 즐길 수 있는 느낌도 많이 있다. 책을 봤을 때의 느낌보다 백만 배 이상이었다"라고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영화 아가씨, 명량, 용의자X, 장수상회, 끝까지 간다, 군도, 시그널, 우리는형제입니다, 사냥 포스터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은 배우”-박찬욱 감독

조진웅은 함께 호흡한 감독이나 배우들 사이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는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박찬욱 감독 역시 배우 최민식을 통해 조진웅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그 이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물론 영화 ‘아가씨’ 촬영 후 박찬욱 감독 역시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라며 대만족을 표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특히 영화 '범죄와의 전쟁', '명량', '군도:민란의 시대', '끝까지 간다',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진웅은 이번 ‘아가씨’에서 역시 체중을 18kg 감량하며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언론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라며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은 힘을 느낀다.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섬세한 연기를 해낸다"고 극찬 하기도 했다. 조진웅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다 생각했다. 참 향기가 좋은 영화다”라고 남다른 출연 소감을 덧붙였다.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하이컷

차기작은 ‘사냥’ ‘해빙’ ‘보완관’ ‘안투라지 코리아’

벌써부터 그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을 시작으로 ‘해빙’(감독 이수연), ‘보안관’(김형주), ‘안투라지 코리아’(가제) 등 일단 공개된 차기작만 무려 4편이다.

영화 ‘사냥’은 금을 차지하려는 엽사들과 소중한 것을 지켜야 하는 사냥꾼, 미로 같은 산 속에서 목숨을 건 16시간의 추격을 다룬 작품이다. 조진웅은 산에서 발견된 금맥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든 정체불명의 엽사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 동근 역과 베일에 싸인 인물 명근 역을 맡았다. 이번에는 1인2역인 셈이다.

조진웅은 제작보고회에서 “어떤 작품이든지 쉬운 현장은 없다”면서 “영화 카피처럼 오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번 작품에서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담아낸 ‘각별한’ 소감이었을 터다.

배우 조진웅이 다양한 매력을 담은 연기로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 tvN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영화가 잘 된다면 부상에 대해 이야기해 볼 참”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게 조진웅이다. 반듯한 성품으로 함께 작업한 이들에게 인정받고 그 성실한 노력은 고스란히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끄는, 아재개그를 즐기는 41세 배우지만 소름끼치는 연기가 내제돼 있다. 츤데레 매력이 여심을 사로잡지만 반대로 아내바보인 순정남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생김이 묻어난다. 실물은 화면보다 훨~씬 더 잘 생겼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