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국토교통기술대전'

박민 기자

입력 2016.05.27 11:13  수정 2016.05.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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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날부터 전시홀에 관람객 없어 '썰렁'…재탕·삼탕 신기술에 그쳐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한 '2016국토교통기술대전'. 이날 개막식 이후 사람들이 빠지면서 최대 규모 연구개발 전문 전시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각 전시부스마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막한 '2016국토교통기술대전'을 하루 동안 둘러본 인상이었다. 각 전시 부스마다 관람객이 없어 썰렁했고, 신기술들도 대부분 지난해 소개됐던 것을 재탕한 것에 그쳐 겉만 번지르르한 '속빈 강정' 같았다.

'국토교통기술대전'은 건축·도로·수자원·철도·항공 등 국토교통 연구개발(R&D) 성과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자리다. 이를 통해 신기술을 홍보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5회째를 맞이하며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진흥원)이 주관한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국토교통 7대 신산업(자율주행차·드론·공간정보·해수담수화·제로에너지빌딩·스마트시티·리츠)과 한옥, 미래철도교량, 재난안전기술 등의 R&D분야, 민간 중소기업의 신기술 등을 소개한다.

이를 위해 정부 및 산하기관, 연구기관 및 학회, 대학, 민간기업 등 총 116개 기관이 참여해 207개 부스를 운영,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전문 전시회로 꾸며진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Hall B(7290㎡규모)에서 27일까지 운영된다.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한 '2016국토교통기술대전'. 이날 개막식 직후 강호인 국토부장관이 자율주행차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국토교통부

'최대 규모 R&D' 무색…전시홀 '썰렁', 쇼윈도식 전시에 그쳐

그러나 개막 첫날 행사장 분위기는 최대 규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했다. 이날 오전 개막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서 오후 내내 전시홀 내부는 텅 빈 느낌이었다. 각 부스에는 관람객이 없어 한산했고, VR(가상현실), 드론(무인비행장치), 레이싱 시뮬레이터 체험 공간에만 몇명 눈에 뜨일 뿐이었다.

참여업체 한 관계자는 "같은 시각 다른 홀에서 컨퍼런스가 동시에 개최돼 사람들이 빠진 이유도 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방문객들이 확 줄어들었다"면서 "그만큼 건설경기가 좋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전히 신기술에 대한 인식 부족과 홍보 역시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규모 전시라는 홍보와 달리 실제 부스 규모도 적었다. 주최 측은 207개 부스가 운영된다고 홍보했지만 이날 현장에서 세어본 결과 83개 부스만 설치 운영됐다. 여기에 홍보관 1곳, 체험관 3곳을 합해도 90개가 채 되지 않았다.

주최측 관계자는 "부스 카운트를 할 때 기본 면적 단위(3m*3m)로 세다 보니 207개 관으로 표기된 것"이라면서 "자율주행차나 드론 전시관처럼 3~6개 부스를 합해 하나의 큰 독립부스로 운영하는 곳이 있다보니 실제 전시 부스 숫자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기술대전만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술은 없었다. 대부분 지난해 선보였던 기술 재탕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쇼윈도식' 전시에 불과해 연구개발 성과를 쉽게 체감하기란 어려웠다. 그나마 '자율주행차'나 '드론','무인 미니트램' 등은 눈길을 끌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미 언론을 통해 수차례 알려진 내용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한 '2016국토교통기술대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율주행차가 전시됐지만 '쇼윈도식' 전시에 불과, 연구개발 성과를 체감하기란 어려움이 따랐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게다가 전시회 주요 공간은 국토부 산하기관 및 연구기관이 모두 차지했고, 민간 및 중소기업의 신기술은 구석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국토교통기술대전이 '공공기관만의 잔칫상'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개발(R&D) 특성상 신기술이 매년 새롭게 쏟아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지난해 전시와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라면서 "특히 올해 기술대전은 국토교통 7대 신산업의 중장기 비전을 알리고, 관련 기술의 업계 공유에 무게를 둬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소기업의 신기술 투자유치 및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년 기술대전을 통해 해외기관과 MOU체결, 기업투자유치 설명회, 국내외 발주기관 초정 기술설명회 등 중소기업의 활로 개척에 도움이 되는 장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대전은 전시회 이외에 R&D 성과 및 신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국제세미나와 전문가포럼 등이 개최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신기술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발주기관을 상대로 한 '초청기술설명회'를 갖고, 해외 바이어 유치를 위해 코트라가 개최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2016'과 연계해 해외 공무원 초청 기술 설명회와 1:1상담회도 갖기로 했다.

중소기업 신기술 투자 유치 미지수…"신기술 보호 및 금융지원 강화해야"

그러나 '국토교통기술대전'이 실제 중소기업의 신기술 투자유치에 얼만큼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실제 국토부나 국토진흥원 등 양기관은 기술대전을 통한 중소기업의 계약 체결 등 성과에 대한 집계 또한 전무하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홍보 부스를 열어 운영했지만 실제 계약까지 체결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신기술은 상용화가 안된만큼 보편화된 기술에 비해서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어 COST(비용)을 따지는 시공사가 상대적으로 꺼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좋은 신기술을 개발해도 결국 쓰이지 않는다면 사장될 수 밖에 없다"면서 "투자가 발생해야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신기술 보호정책 및 금융지원 등의 제도를 강화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4시 공간정보관 앞 모습. 이날 개막식 이후 사람들이 빠지면서 최대 규모 연구개발 전문 전시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각 전시 부스마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한편 이번 기술대전 회차를 놓고 주관사와 주최측 간 혼선도 빚어졌다. 주관사인 국토교통부는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행사를 5회째라고 명시했지만 국토진흥원이 이날 행사장에서 나눠준 안내 책자에는 7회째라고 소개했다.

이는 국토해양부에서 국토교통부로 명칭을 변경하기 전인 2010년부터 '국토해양기술대전'과 '국토해양 Technology fair 포럼'을 격년으로 개최하면서 이를 놓고 통일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포럼을 포함할 경우 7회째이며, 제외하면 5회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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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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