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원정에서 값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시각),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4강 원정 1차전서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양 팀 모두 수비적으로 임한데다 득점까지 터지지 않았지만, 시종일관 역습의 향연이 펼쳐지며 결코 지루하지 않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이날 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 중인 호날두는 지네딘 지단 감독의 연막 전술로 인해 경기 시작 전까지 출전 여부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호날두의 결장은 확정됐고, 루카스 바스케스가 빈자리를 채웠다.
양 팀 모두 90분 내내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는 원정 1차전에서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었고, 이로 인해 홈팀 맨시티는 상대의 견고한 수비벽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주도권은 레알 마드리드가 움켜쥔 채 진행됐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루카 모드리치의 경기 조율 능력이 환상적이었다. 여기에 함께 짝을 이룬 토니 크로스는 정교한 패스로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했다.
반면, 맨시티 선수들의 몸놀림은 전체적으로 무거운 편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세르히오 아게로를 비롯해 윙어들과 풀백들 역시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했다. 그나마 부상을 털고 중앙수비수로 나선 ‘주장’ 빈센트 콤파니와 빠른 스피드로 레알 마드리드 진영을 헤집고 다닌 케빈 데브라이너, 그리고 수차례 선방쇼를 펼친 조 하트 골키퍼만이 눈에 띌 정도였다.
부상 악령도 양팀 모두에게 똑같이 드리워졌다. 먼저 맨시티의 윙어 다비드 실바가 전반 38분 고통을 호소한 뒤 실려나갔다. 실바는 경기 도중 허벅지 뒤쪽 근육을 매만지며 주저앉았는데, 선수 본인이 직접 교체를 요청할 정도로 심각해보였다. 결국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긴 실바는 켈레치 이헤아나초와 교체돼 아웃됐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카림 벤제마가 전반만 뛴 뒤 교체됐다.
0-0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실속을 차린 쪽은 레알 마드리드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거함을 상대로 원정골을 내주지 않았다는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반대로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원정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주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빼고도 무승부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지단 감독도 아예 수비적인 전술을 내놓았기 때문에 무승부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 원정 1차전 무승부 이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특히 레알 마드리드가 홈 2차전을 기대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호날두, 벤제마 등이 합류하며 ‘갈락티코 2기’ 체제가 완성된 이후 ‘원정 1차전 무승부→홈 2차전 승리’ 공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2010-11시즌부터 무려 6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 중 네 차례 원정 1차전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2010-11시즌 올랭피크 리옹(16강)과 2011-12시즌 CSKA 모스크바(16강), 2014-15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8강), 그리고 올 시즌 PSG(조별리그)과의 맞대결이 그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들과의 1차전서 비긴 뒤 안방으로 불러들여 4전 전승을 거둔 기록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다음달 5일,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맨시티와 4강 2차전을 벌인다. 1차전서 결장했던 호날두가 돌아오기에 더욱 미소가 지어지는 레알 마드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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