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이어 김현수까지’ 볼티모어 정녕 무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3.31 11:09  수정 2016.03.31 11:22

이대로라면 김현수 마이너행 또는 전력 외 구분될 듯

정대현 메디컬테스트 통과 실패 등 한국 선수와 악연

잔류와 퇴단 기로에 선 볼티모어 김현수. ⓒ 연합뉴스

사실상 입지를 잃어버린 볼티모어 김현수가 결단을 내려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MASN는 31일(이하 한국시각) 쇼월터 감독의 말을 인용해 “볼티모어는 김현수가 마이너리그행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시범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김현수를 전력 외로 구분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볼티모어의 최대 난제는 김현수의 거취다. 구단 측은 이번 시범경기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김현수에 대해 메이저리그급 선수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현수 입장에서도 도저히 핑계를 댈 수 없는 처지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 16경기서 타율 0.182 2타점에 그치며 당초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 김현수를 위해 비빔밥을 만들어 주는 등 애를 썼던 볼티모어 구단 측도 결국 등을 돌린 모양새다.

김현수는 지난 FA 자격을 획득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빅마켓 구단이 아닌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액수다. 이는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을 동시에 지닌 김현수의 가치를 인정했고, 중용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양 측의 계약에는 선수의 거취와 관련해 중요한 옵션 하나가 포함되어 있다. 바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다. 구단은 김현수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낼 수 없다. 따라서 최근 지속되는 ‘언론플레이’가 김현수를 압박하기 위한 분석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수는 사실상 볼티모어 내에서 입지를 완전히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령 그가 ‘마이너 거부권’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벅 쇼월터 감독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가 경기에 출전시켜줄지도 미지수다.

볼티모어와 한국 선수들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선수는 잠수함 투수 정대현이었다.

지난 2011년 FA 자격을 획득한 뒤 볼티모어와 입단 협상을 벌인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부분은 다름 아닌 메디컬 테스트였다.

정대현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볼티모어의 메디컬 테스트에서 간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이유로 끝내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졸업예정선수와만 협상할 수 있다는 규정을 무시, 상원고 유망주 김성민과 계약했다. 결국 볼티모어는 계약을 파기했고, 김성민은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받고 말았다.

악연의 최고봉은 역시나 KIA로 유턴한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지난 2014년 3년간 1325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볼티모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옵션이 과도하게 매겨진 허울뿐인 계약이었다.

급기야 시범경기서 부진한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노포크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끝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물론 선수 본인의 기량 저하가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윤석민 역시 2년차부터 마이너거부권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에 부담을 느낀 볼티모어가 상호 계약 파기 수순을 밟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