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성지 함락시킨 오렌지 군단 ‘부활의 전주’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3.30 08:35  수정 2016.03.30 08:37

웸블리 스타디움서 극적인 1-2 역전승

유로2016 예선 탈락 이후 체질 개선

네덜란드가 잉글랜드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 게티이미지

잉글랜드까지 누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부활의 전주를 연주했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각)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극적인 1-2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많은 아픔을 겪은 네덜란드 축구계가 역경을 딛고 일어설 첫 발판을 잉글랜드전에서 마련했다.

지난해 유로2016 최종예선 탈락으로 축구팬들에 큰 충격을 안겨준 데 이어 네덜란드 축구를 상징하는 ‘토털 풋볼’의 창시자이자 역대 최고의 선수였던 크루이프(68)의 타계까지. 이들은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무척 크고 힘든 시련들을 겪어왔다.

어쩌면 이런 고난들이 네덜란드를 더 강하게 응집시켰는지도 모른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준우승과 3위를 달성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기력해진 이들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결심했고, 그간 팀의 기둥이자 주축이었던 선수들을 대거 내치고 ‘뉴 페이스’들을 등용해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소집된 선수 중 과반수가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20대 초반의 신예들도 절반 이상이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아직 과도기에 있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결과는 충분한 희망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잉글랜드전 또한 마찬가지.

‘축구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 구장에서 잉글랜드에 선제골을 내주며 초반 힘든 경기를 이어간 네덜란드는 후반 들어 급격히 끌어올린 정신력과 투지로 반전 드라마를 쓰는 데 성공했다.

후반 5분 상대 수비수 핸드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해 동점을 만든 이들은 큰 전술 변화 없이 그대로 기세를 이어가고자 했고, 전반전 부상자 발생으로 교체 투입된 윙어 나르싱이 후반 32분 역전골로 뒤집었다.

역전 허용 후 월콧, 케인, 알리 등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하며 홈팬들 앞에서 자존심을 지키고자 애쓴 잉글랜드는 결국 남은 시간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네덜란드에 무릎을 꿇었다.

네덜란드의 이날 승리는 세대교체 성공의 신호탄뿐 아니라, 잉글랜드를 상대로 무려 20년 동안 이어온 무패 신화를 이어갔다는 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네덜란드는 유로96 본선 대회에서 잉글랜드에 패배한 이후 현재까지 3승4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크고 작은 아픔으로 신음해 온 네덜란드가 다시 부활해 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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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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