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13일 kt 오정복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오정복은 전날 경기를 마친 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으며, 수원 권선구 자택까지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03%이었다.
오정복의 음주운전 사실을 파악한 kt 구단은 긴급히 징계위원회를 열어 10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300만원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신속한 징계에 비해 강도가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최근에도 정찬헌, 정성훈 등 몇몇 선수들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여론의 지탄을 받은 것이 오래된 일이 아니다. 거듭되는 비판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지나치게 음주에 관대한 문화와 형식적인 처벌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오정복은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차로 데려다주는 상황에서 집까지 가까운 거리라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거리라서 운전해도 괜찮을 줄 알았다’는 음주운전 적발자들의 흔한 레퍼토리다.
지난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오정복은 삼성과 NC를 거쳐 지난해 kt에서 새롭게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2015시즌에는 타율 0.259(239타수 62안타) 5홈런 29타점 34득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쳐 올 시즌에도 kt에서 중용될 선수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야구인생에 주홍글씨를 남겼다.
kt는 올해 겨우 1군 진입 2년차를 맞이하는 젊은 팀이다. 지난 시즌 꼴찌에 머물렀지만 절치부심 끝에 전력을 끌어올려 올 시즌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난 겨울 주전 포수 장성우의 사생활을 둘러싼 SNS 파문이 터지며 야구계를 난감하게 만드는 등 신생구단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어느덧 시즌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심기일전하고 작은 구설이라도 조심해야할 시점이다. 오정복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며 중고참급 반열이 된 프로선수다. 모범을 보여도 모자랄 시점에 경솔한 처신이라는 빈축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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