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이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구자철이 내친김에 자신의 역대 최초 두 자릿수 득점까지 노리고 있다.
구자철은 6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레버쿠젠와 홈경기에서 정규리그 5~7호골을 잇따라 기록하며 팀의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소속팀 아우스크부르크가 수비불안으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지만, 구자철 개인에게는 인생 경기라 봐도 좋을 맹활약이었다.
구자철의 헤트트릭은 2010년 분데스리가 진출은 물론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또한 한국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구자철이 두 번째다. 아우크스부르크의 팀 역사상으로도 2011-12시즌 분데스리가(1부)에 승격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구자철의 포지션이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구자철은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쳐 2010년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독일 무대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2014-15시즌 마인츠에서 7골(정규리그 5골, 컵대회 2골)씩을 기록한 것이 구자철의 종전 한 시즌 최다득점이었으나, 레버쿠젠전에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득점 타이기록 및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레버쿠젠에게 구자철은 그야말로 천적이다. 구자철은 지금까지 레버쿠젠을 상대로만 무려 6골을 몰아쳤다. 독일무대에서 구자철에게 가장 많은 득점기록을 몰아준 팀도 레버쿠젠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시절이던 2012년 2월 18일 구자철의 분데스리가 데뷔골, 마인츠 시절이던 2015년 4월11일 마인츠전 첫 멀티골에 이어 이번 해트트릭에 이르기까지 구자철의 득점과 관련된 기록의 순간에는 항상 레버쿠젠이 있었다.
또한 구자철에게는 아우크스부르크가 역시 가장 몸에 잘 맞는 옷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올 시즌이다. 독일 진출 초기 볼프스부르크에서 고전하던 구자철이 분데스리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안겨준 팀이 바로 아우크스부르크였다.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두 시즌 간 임대로 활약하며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끄는데 혁혁한 수훈을 세웠다. 이 기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구자철은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로 정식 이적하며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볼프스부르크나 마인츠 시절과는 달리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전술의 중심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분데스리가가 9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구자철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차범근-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분데스리가 역대 3번째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구자철의 활약은 좋지만 정작 아우크스부르크는 갈길이 멀다. 레버쿠젠전 승리를 놓친 아우크스부르크는 6승8무11패(승점 26)로 강등권인 16위 프랑크푸르트(승점 24)와 승점 차는 2에 불과하다. 여러 차례 아우크스부르크를 강등의 위험에서 구해낸 바 있는 구자철의 활약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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