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9 잊어라' 전주 KCC, 16년 만의 우승 동력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2.21 18:48  수정 2016.02.22 09:55

1999-2000시즌 대전현대 시절 이후 정규리그 첫 우승

하승진-에밋의 골밑과 내외곽 플레이 살아나 급반등

정규리그 우승 차지한 전주KCC. ⓒ 연합뉴스

전주 KCC가 파죽의 12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KC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하승진의 ‘20-20’ 활약에 힘입어 86-71 완승했다.

하승진은 이날 약 27분 뛰면서 24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자유투도 9개 중 8개나 성공시키며 이름값을 드높였다. 하승진이 골밑을 지배했다면, 안드레 에밋은 내외곽에서 펄펄 날며 30득저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6라운드 전승 포함 팀 최다인 12연승을 질주한 KCC는 36승18패로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종전까지 정규리그 우승컵을 놓고 경합했던 울산 모비스도 같은 시각 전자랜드를 꺾고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4승2패)에서 앞선 KCC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CC는 정규리그 4위 KGC-5위 서울 삼성 승자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6시즌 만이다. KCC가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한 것은 전신 대전 현대 시절 포함 4번째.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총 3번 우승했지만, 그동안 정규리그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앞선 3번의 정규리그 우승은 모두 대전 현대 시절 업적이다.

5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명가' KCC는 최근 3년간 10-7위-9위에 그쳤다. 그렇다보니 시즌 개막 전은 물론 초반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로 분류되지 못했다.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한 허재 감독을 대신해 지난 2월 감독대행을 맡았던 추승균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뗀 첫 시즌으로 6강 플레이오프만 진출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KCC는 생각보다 단단했다. 전태풍-김태술의 역할 분담, 하승진의 높이와 김효범의 파워가 조화를 이루며 KCC는 쉽게 미끄러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것은 193cm 에밋의 역할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출전시간이 25분대 그쳤던 에밋은 리카르도 포웰의 전자랜드 트레이드 때 넘어온 정통 빅맨 허버트 힐과 공존하며 펄펄 날기 시작했다.

힐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에밋은 득점과 함께 도움 비중을 높이면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려내며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힐이 헌신하면서 에밋의 득점력은 더 높아졌고, 하승진도 외국인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체력을 비축해 골밑에서 더 강해졌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 이후 에밋이 살아나면서 KCC는 19승6패를 거뒀다.

에밋과 하승진의 말처럼 “오늘까지만 즐기겠다”는 것이 KCC의 생각이다. 이제 통합 우승으로 향한다. KCC가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기까지는 꼬박 16년이 걸렸다. KCC가 꼭대기에서 대전현대의 추억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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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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