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의 반격…이제 시작이다

김명신 기자

입력 2016.01.26 09:02  수정 2016.02.16 17:39

50부작 중 후반 돌입, 조선 건국 본격화

'왕자의 난' 등 역사적 사건 전개 '관심'

새해에도 여전히 케이블의 반격, 아니 tvN 신작들의 선전이 눈에 띄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드라마의 역공 역시 만만치 않다. 물론 일각에서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와 코드로 인한 시청률이라는 지적도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지상파 드라마들이 모두 작품성에서 배제되는 건 아니다.

지상파 중에서는 단연 SBS의 선전이 눈에 띈다. 월화드라마는 ‘육룡이 나르샤’가, 수목드라마에서는 ‘리멤버 아들의 전쟁’이 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체면치레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룡이 나르샤’의 경우, 막장 코드 등을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핸디캡 속에서 당당히 시청률 1위를 질주 중이다.

‘육룡이 나르샤’가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연 다양한층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 첫째로 꼽힌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육룡’으로 대변되는 여섯 인물이 중심이 돼 새 나라 ‘조선’을 건국하는 스토리를 담은 팩션사극이다. 정통사극과는 다소 차별을 주고는 있다지만 분명한 건 ‘역사’를 바탕으로 사실에 입각해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총 50부작 중 32회가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가 이방원(유아인)의 흑화를 시작으로 ‘하여가와 단심가’, ‘왕자의 난’ 등의 굵직한 사건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최고점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 쉘위토크_SBS

'육룡이 나르샤'는 지극히 중년층의 독보적인 지지를 얻는 ‘사극’이라는 특성을 뒤로하고 시청률에 있어서도 전연령층의 고른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유아인 신세경 윤균상 등 청춘스타들의 출연도 그렇지만 정통사극과는 다른, 다소 중후함 속에서도 가볍게 터치하는 대사처리와 함께 간혹 등장하는 재미 요소와 살아있는 캐릭터간의 케미는 단순 사극을 넘어 ‘쉽게 볼 수 있는 사극’으로 평가받으며 인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김영현 작가의 필력 속 차곡차곡 쌓여온 스토리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극의 하반기를 돌입하면서 극중 핵심 캐릭터였던 척사광(한예리)이나 그분(전미선)의 반전 어린 정체와 함께 예상 밖 인물들의 등장과 관계도를 그려나가며 1분 드라마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지루할 틈 없는 드라마’라는 일각의 의견 역시 높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특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조민수(최종환)의 최후를 그린 ‘도화전 전투신’은 역대 드라마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 요인 중 또 하나이기도 한 전투신은 기존 사극의 스케일과는 전혀 다른 화려함과 실감나는 신으로 그려내며 몰입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리모콘크리트(리모콘과 콘크리트의 합성어) 드라마’라는 별칭까지 불리고 있을 정도다.

현재 총 50부작 중 33회가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는 이방원(유아인)의 흑화를 시작으로 ‘하여가와 단심가’, ‘왕자의 난’ 등의 굵직한 사건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최고점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그려내고 있는 가운데 ‘위화도 회군’에 이어 유명한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그려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 극 중 이방원이 스승처럼 믿고 따르던 정도전과 다른 마음을 품는 모습이 그려지며 정몽주 격살, 조선 건국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본격적으로 그릴 예정이어서 극의 최고점을 둘러싼 몰입도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 왕권정치 이방원 VS 신권정치 정도전…이들을 둘러싼 '육룡'

'육룡이 나르샤'의 후반기 핵심 중 하나는 이방원과 정도전의 갈등이다. 극중 이방원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참아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썩은 고려에서 길을 찾기 위해 헤맸던 그에게 정도전은 새로운 길이었고 정도전이 꿈꾸는 새 나라 조선은 이방원에게 목숨을 걸고서라도 갖고 싶은 것이었다. 때문에 아버지 이성계 몰래 안변책에 인장을 찍었고, 지략을 펼쳐내며 혁명파를 구해냈다.

그러나 정도전은 조선을 ‘왕의 나라’가 아닌 ‘재상의 나라’로 만들고 싶었고 모든 권력이 사대부에게 있는 재상총재제를 꿈꾼다. 그의 꿈 안에서 이성계는 ‘왕’이라는 감옥에 갇혀 어떤 정치도 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이방원과 정도전의 뜻이 엇갈렸다. 변화를 다짐한 이방원은 스승 정도전에게서 돌아섰고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진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서서히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방원을 따르는 무휼과 정도전을 따르는 이방지의 행보와 더불어 정도전을 굳건히 믿고 있는 이성계, 이방원에게 마음을 품고 있지만 이방지의 동생이며 민초로서 더 많은 꿈을 꾸고 있는 분이까지. ‘조선 건국’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품고 있던 여섯 용의 관계가 한치 앞을 모르게 됐다.

16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조선 건국을 둘러싼 갈등과 죽음, 그리고 또 다른 반전이 예고된 가운데 여섯 용들 이성계(천호진), 정도전(김명민), 이방원, 이방지(변요한), 분이(신세경), 무휼(윤균상)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그려질 지, 어떠한 반전 충격을 안길 지 그 결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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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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