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롱대롱 맨유 판 할…기막힌 생명연장의 끈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1.18 09:08  수정 2016.01.18 09:09

난적 리버풀 상대로 웨인 루니 결승골 승리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올라서야

경질 위기서 다시 한 번 기사회생한 맨유 판 할 감독.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타이밍 적절한 승점 3으로 경질론을 물리치게 됐다.

맨유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안 필드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서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경기에 앞서 관심을 모든 대목은 역시나 경질 위기에 몰린 판 할 감독의 운명이었다. 영국 복수 매체들은 판 할 감독의 유임 여부가 리버풀전에서 갈릴 것이며 패배할 시 경질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맨유는 올해 들어서도 경기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리버풀전에서 앞서 1월 성적은 무패(2승 1무)를 기록 중이지만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새해 첫 경기였던 스완지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동점을 내줬고, 그나마 루니가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결승골로 겨우 승기를 잡았다.

이후 FA컵 셰필드전에서도 경기 내내 상대 공략에 애를 먹다 종료 직전 얻어낸 페널티킥 득점으로 간신히 승리를 가져갔다. 주중 뉴캐슬전은 올 시즌 맨유의 혼란과 불안정성을 대변해주는 경기다. 일찍이 2골로 리드를 가져갔지만 이후 허무하게 동점까지 허용했다. 그나마 분투해 다시 역전했지만 승리를 눈앞에 둔 막판 시점에 또 다시 동점을 내주며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만나게 된 상대는 클럽 역사상 최대 라이벌인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판 할 감독은 자신의 운명이 걸린 경기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일단 경기 자체만 놓고 보면 클롭 감독의 게겐프레싱에 맞서 판 할 감독이 판을 아주 잘 짜온 경기였다. 전반부터 시작된 전방위적 압박에 대처하기 위한 맨유의 전술은 슬로우 템포였다. 맨유는 최전방 웨인 루니와 앙토니 마르샬 정도만이 역습에 가담했을 뿐 중앙 미드필더들은 중원을 지키며 힘 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체력적인 문제로 90분 내내 압박을 가할 수 없다는 게겐프레싱의 약점을 제대로 이용한 판 할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후반 들어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은 느려지기 시작했고, 이 틈을 타 맨유의 역습이 시작됐다.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펠라이니의 헤딩슛이 골포스트에 맞았고, 이를 낚아챈 루니가 그물이 찢어질 듯한 강력한 슈팅으로 리버풀 골망을 갈랐다.

특히 루니는 최근 FA컵 포함,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음과 동시에 아스날의 티에리 앙리(175골)를 제치고 한 클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리버풀전 승리의 기쁨이 배가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승리로 판 할 감독의 생명은 다시 연장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맨유 수뇌진이 염두에 두고 있는 마지노선은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린 리그 4위다.

리버풀을 잡으며 10승 7무 5패(승점 37)가 된 맨유는 4위 토트넘(승점 39)을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에 이번 22라운드에서는 선두권인 아스날과 레스터시티가 나란히 무승부에 그치며 우승 경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판 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선두 아스널과 승점 7점 차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며 “리버풀전 승리는 큰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보다 큰 꿈을 꾸고 있음을 내비쳤다. 위기 때마다 기사회생하는 판 할 감독의 생명 끈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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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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