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몰수패’ 슈틸리케호, 호재와 악재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1.15 14:07  수정 2016.01.15 14:09

FIFA의 결정으로 남은 경기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 확정

유럽파 체력 안배 호재, 조직력 점검 기회 사라진 것은 아쉬워

쿠웨이트의 몰수패 징계로 축구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음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새해 초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조기 확정’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쿠웨이트의 몰수패를 결정했다. FIFA는 지난해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축구협회의 행정에 개입한 것을 문제 삼으며 쿠웨이트 축구협회에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지난해 11월 17일 태국 방콕에서 예정돼있던 미얀마와의 2차 예선 조별리그 G조 6차전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였다.

하지만 쿠웨이트 측이 FIFA의 결정에 반발하며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결국 자격 정지 징계에 따라 해당 경기의 몰수패를 확정됐다. 쿠웨이트가 오는 3월까지도 자격 정지 징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전을 포함해 2차예선 잔여 2경기 역시 모두 몰수패를 당한다.

이로써 한국 축구대표팀은 G조 1위를 조기 확정지었다. 가만히 앉아서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쥔 셈이다. 물론 슈틸리케호는 이미 지난해 조별리그 6경기를 치러 무실점 전승을 거뒀던 만큼 이미 조 1위와 최종예선 통과는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조기에 최종예선행을 확정함에 따라 결과에 대한 부담에 연연하지 않고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선수 발굴과 전술 실험에 치중할 수 있는 여유를 안게 됐다.

대표팀은 원래대로라면 오는 3월 24일 레바논, 29일 쿠웨이트전을 치르게 된다. 만일 쿠웨이트의 몰수패가 취소되지 않는다면 한국은 레바논전 한 경기만 소화하면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이번 2연전에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유럽파를 포함한 최정예 멤버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이 시기는 유럽 리그가 시즌 막바지로 치달으며 중요한 경기들이 이어지는 시점이라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해외파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크게 의미가 없어진 경기들을 위해 굳이 유럽파까지 무리해서 소집해야할 이유는 없어졌다. 일부 주축 선수들에게는 배려 차원에서 휴식을 주고, K리거나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도 큰 부담이 없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쿠웨이트전 일정이 취소되는 게 꼭 달갑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이 겨우 몇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손발을 맞추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3월에 만일 최정예멤버를 소집하지 않는다면 다음 소집은 6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최종예선 이후까지 감안해야 하는 대표팀 사령탑 입장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거의 반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보지 못하는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다.

축구협회로서도 쿠웨이트전 일정이 유동적이어서 고민이다. 쿠웨이트의 몰수패 여부가 최종 결정되더라도 시기적으로도 촉박한 상황이라 따로 A매치 상대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더 큰 그림을 그려야하는 축구 대표팀으로서도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 브라질월드컵 예선 때와 비교하면 그나마 상황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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