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심쩍은 레알 지단, 성공 사례는 많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6.01.06 19:49  수정 2016.01.07 14:49

레전드 출신으로 감독 대열 합류..전술 등 불투명 요소 많아

선수와 감독으로서 성공 사례 많아..부정적 사례 역시 참고 수준

레알 지네딘 지단이 레전드 출신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 게티이미지

현역 시절에는 선수로, 은퇴 후에는 지도자로서 한 클럽을 이끄는 일은 가히 매력적이다.

물론 위험 부담도 크다.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감독의 몫이다. 선수로서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지만 감독으로서 지도력에 물음표가 생긴다면 순간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지네딘 지단이 레전드 출신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레알은 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라파엘 베니테스와의 결별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베니테스는 친정팀 레알 복귀 후 반 시즌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성적 부진과 선수단과의 마찰, 그리고 기대 이하의 내용 등 복합적인 요인이 낳은 결과물이다. 베니테스 사임 소식과 더불어 레알은 새로운 사령탑으로 지네딘 지단을 선임했다고 알렸다.

지단의 복귀는 반갑다. 2001년 여름 유벤투스에서 레알로 이적한 지단은 당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팀에 2001-0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특히, 레버쿠젠전에서 터진 결승골은 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 최고 득점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지단은 2006년 여름 현역에서 은퇴할 때도 레알 유니폼을 가슴에 품고 필드를 떠났다.

그러나 어딘가 미심쩍다. 지단은 1군 팀을 지휘해 본 경험이 없다. 레알 2군인 카스티야를 이끌며 지도자 세계에 입문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독이 든 성배'로 악명 높은 레알의 지휘봉을 잡았으니 성적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단숨에 과거의 '영웅'에서 현재의 '역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 반면 감독으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린다면 팀의 진정한 레전드로 불릴 수 있다.


콩테와 과르디올라 그리고 엔리케와 시메오네까지 '성공'한 젊은 레전드 출신 감독

콩테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유벤투스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중 하나였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콩테는 2011년 여름 친정팀 유벤투스의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팀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그 전까지 유벤투스는 리그 7위에 그치며 명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지만 콩테는 빠르게 팀을 정비해 유벤투스의 이탈리아 세리에A 독주를 이끌었다.

과르디올라와 엔리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두 감독 모두 바르셀로나 레전드다. 현역 시절 정상급 미드필더로서 바르셀로나 중원의 지휘자로 꼽혔다. 2008년 여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는 부임 첫 시즌 6관왕을 달성하며 바르셀로나 전성시대 서막을 알렸다. 4시즌 동안 무려 14개의 트로피를 수집한 과르디올라는 선수와 감독으로서 바르셀로나에 큰 선물을 안긴 채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마르티노 감독을 대신해 바르셀로나의 새 사령탑이 된 엔리케 역시 부임 첫 시즌 트레블을 달성, 레전드 출신 감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바르셀로나 B팀은 물론 AS 로마와 셀타 비고 등에서 경험을 쌓았던 엔리케는 2014년 여름 친정 복귀 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며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있다.

시메오네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현역 시절 아틀레티코에서 8시즌 활약하며 팀 중원의 핵심으로 꼽혔던 시메오네는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 라싱 클럽을 시작으로 여러 클럽을 전전한 끝에 2011년 친정팀 아틀레티코 지휘봉을 잡았고, 팀의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13-14시즌에는 라 리가 정상에 오르며 3강 체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축구 패러다임 바꾼 레전드 안첼로티와 크라이프

과거 밀란 제너레이션의 주축 멤버로 활동했던 카를로 안첼로티 역시 레전드 출신 명장이다.

안첼로티는 크리스마스 트리 전술을 완성, 2000년대 중반 밀란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밀란 시절 안첼로티는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존을 위해 후방 플레이메이커 일명 '레지스타'라는 포지션을 만들어 냈다. 안첼로티 덕분에 피를로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우뚝 섰고, 밀란에서의 공을 인정받은 안첼로티는 세계적인 명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밀란을 시작으로 첼시와 파리 생제르맹, 그리고 레알 마드리들 거친 안첼로티는 다음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바르셀로나의 요한 크라이프도 빼놓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 드림팀 1기를 이끌었던 크라이프는 현역 시절에는 정상급 공격수이자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감독 변신 후에도 바르셀로나에 자신의 철학을 입히며 팀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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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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