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60갑자로 ‘병신년’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비속어를 연상하게 하는 어감 탓에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6년은 동양 전통 역법인 60갑자에서 ‘병신년’이다. 하지만 비속어를 연상하게 하는 어감 탓에 발음을 활용한 패러디물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동시에 병신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이 일어나기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016년 새해 하루 전 오후 논평에서 “2016년 병신년을 맞아 여성인 박근혜와 병신을 섞어 병신년이라는 조롱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며 “약자에 대한 비하 우려가 있는 말을 쓰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권유했다.
“악의 없는 비유라도 상처받는 이들이 있다면 버리고, 피할 수 있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길”이라는 입장을 표 함으로서, 약자의 편에 서는 진보진영에서 풍자라는 이름으로 욕설과 장애인, 여성 비하를 하지 말자는 자정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는 진영의 문제만이 아니다. 실제로 모바일 연하장에 질 낮은 농담으로 ‘병신년’이라는 말이 덧붙여져 듣는 사람에 따라 새해부터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이에 SNS에서는 ‘병신년-소재-농담-NO-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병신’은 장애인을, ‘년’은 여성을 비하하는 말임을 명시하고 “2016년 병신년을 패러디하여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일에 함께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문구를 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함께 할 릴레이 주자 3명을 지목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 연하장은 물론 신년사 낭독에서 병신년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붉은 원숭이해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 창조적 열정과 지혜를 함께 모아서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라고 우회해서 표현한 것이다.
한 사회학 교수는 악의적 패러디 현상이 유행하는 데 대해 지난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부쩍 심해진 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성 공격 성향이 일반인에게도 퍼지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농담일지라도, 단어 자체가 장애인과 여성의 약자성을 공격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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