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필중, 멀고도 힘든 ´부활의 길´

입력 2007.01.22 14: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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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중, 특급소방수에서 먹튀 전락

부상으로 전훈제외 ´부활 가능한가´

진필중(35)이라는 이름 석자가 상당한 무게감을 지니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6년전만 하더라도 진필중이라는 이름 석자는 ´특급소방수´라는 수식어와 함께 쓰이며 상대팀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진필중이라는 이름 석자에는 ´먹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으며 별다른 무게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하향세에 접어든 진필중. 그의 부활의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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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급소방수

진필중은 프로야구사에 남을 특급 마무리투수로 평가된다. 2000년 기록한 42세이브는 지난해 오승환이 47세이브를 쌓아올릴 때까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었으며 1999년에는 한 시즌 최다 세이브포인트(52) 기록을 세웠다. 또한 개인통산 191세이브로 은퇴한 김용수(227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역대 통산 2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로 전업한 후 진필중은 그야말로 ´언터쳐블´이었다. 선발투수 시절에도 괜찮은 투수였던 진필중이였지만,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가 바탕이 된 파워피칭은 마무리투수로서 제격이었다.

당시 그의 직구는 제구력까지 겸비해 타자들이 쉽사리 칠 수 있는 수준의 공이 아니었다. 바깥쪽 낮게 깔리는 직구는 쳐도 땅볼이었다. 비교적 구질이 단순했던 진필중은 다양한 구질이 필요 없었을 뿐더러 150km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한창 구위가 좋았을 때는 몸쪽 승부도 필요 없던 진필중이였다.

▲ 먹튀 전락

그러나 진필중의 성공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산을 우승으로 이끈 2001년 이후부터 진필중의 위력은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던 것. 서른 줄을 넘기면서 진필중의 직구 구속은 140km대로 떨어졌고 살아 꿈틀거리던 볼끝도 무뎌졌다.

안 그래도 몸쪽 승부를 못하는 체질이었던 진필중이였기에 구위가 떨어진 상태에서의 바깥쪽 승부는 곧장 난타로 이어졌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 및 배트 스피드가 날로 향상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진필중은 직구와 슬라이더가 전부인 단조로운 구질을 몇 년 째 반복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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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우승청부사´로서 KIA의 부름을 받았던 진필중은 실망스런 성적표로 1년 만에 빛고을 광주를 떴다. 하지만 그해 말, FA가 되어 4년간 30억원을 받는 특급대우를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이 계약이 결과적으로 진필중에게 ´먹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선사하게 됐다.

이미 진필중은 두산 시절부터 명백한 하향세였고 KIA에서 그 하향세는 사실로 입증됐다. 마무리 특유의 배짱마저 상실한 진필중은 바깥쪽 직구-슬라이더 승부만을 고집하는 투구 스타일을 버리지 못하며 그저 그런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선발로서 단순한 구질과 기대이하의 완급조절능력은 다시 한 번 진필중의 발목을 잡았다. LG 유니폼을 입은 지난 3년간 진필중은 3승14패15세이브 방어율 5.0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 멀고도 험한 부활

진필중은 20일 사이판으로 떠난 LG의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잠실에서 합동훈련 중 입은 갈비뼈 부상 때문.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부활을 다짐하고 있는 진필중에게 뜻하지 않은 암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2월부터 전지훈련에 합류할 계획이지만, 첫 출발부터 한 발짝 뒤처진 건 분명 아쉽다. 게다가 스토브리그 동안 투수진 전력보강에 성공한 LG에는 투수들이 넘쳐난다. 진필중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사실상 중간계투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필중의 부활을 향한 길은 이처럼 멀고도 험하다.

현재로서는 진필중의 부활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전성기 시절 진필중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직구 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치명적이다.

하지만 전성기적 구위를 잃었다고 해서 모두가 몰락한 것은 아니다. 개인통산 세이브 부문 역대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용수는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완급조절능력으로 특급소방수로서 맹위를 떨쳤고 송진우도 공의 구위가 아닌, 좌우 코너웍 등 스트라이크존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구위가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

결국 진필중 스스로가 극복해야한다. 변화구도 처음부터 새로이 연마하고 또 잃어버린 자신감도 되찾아야한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몸쪽 승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야한다. 변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프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성적이 급한 LG로서는 진필중에게 그리 많은 기회를 줄 수 없는 입장. 하지만 김재박 감독은 진필중에게 기회를 줄 것임을 암시했다. 한 번쯤 찾아올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진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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