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엔트리 제외, 2군 경기 출전 등 설기현(28, 레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점점 좁아지는 팀 내 입지
설기현은 지난해 12월 10일(한국 시각) 발톱부상으로 왓포드전에 결장한 이래 설기현의 출전시간이 줄어든 것이 사실. 특히, 이날 경기 결장 이후 블랙번-에버튼전에서 저조한 경기력을 나타낸 것이 이번 부진의 신호탄이었다.
이 두 경기에서 패한 레딩의 코펠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이후 레딩은 첼시와의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코펠감독은 나름의 만족을 느꼈다.
‘레딩 해결사’ 리타 역시 연신 골 폭풍을 몰아치며, 코펠감독을 흡족하게 한 점은 경쟁자 설기현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결국, 최전방 도일의 파트너는 리타가 낙점됨에 따라, 설기현은 주포지션이었던 왼쪽 측면을 내주게 됐다.
첼시, 맨유전에 이어 웨스트햄전 마저 선발 출전하지 못한 설기현은 급기야 지난 23라운드 에버튼전에서는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쓴맛을 보기에 이르렀다.
설기현의 엔트리 제외는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팬들은 ´주전경쟁에서 밀렸다‘ ´일시적인 부진이다´는 공방 속에 설기현의 출전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명한 사실은 전반기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설기현이 최근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 탓에 팀내 입지가 불안하다는 것. 한때 공격수로도 출전했던 설기현은 이미 최전방에 리타와 도일이 확고히 자리 잡았고, 키슨의 복귀가 임박함에 따라 설기현은 치열한 자리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좌우 측면공격에는 헌트와 컨베이, 리틀이 버티고 있어 심지어 설기현을 배제한 채 스쿼드를 꾸려나갈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설기현과 경쟁하는 이들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코펠감독에게 가치를 인정받고 신뢰를 다졌다. 이번시즌 새롭게 합류한 설기현으로서는 코펠 감독에게 더 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설기현의 최대 장점은 여러 리그를 섭렵한 경험. 벨기에 주필러 리그부터 잉글랜드 챔피언쉽을 거치며 차근차근 그 과정을 통해 얻은 풍부한 경험이 프리이어리그의 성공적인 데뷔를 이끌어 낸 원동력이다. 상대적으로 설기현을 처음 상대해본 프리미어리그의 수비수들은 종종 애를 먹으며, 설기현에 크로스와 슈팅 찬스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점을 역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 한 번씩 설기현을 경험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이제 장단점을 파악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설기현에겐 더 이상 ‘신입생 프리미엄’이 없다는 것.
선이 굵은 설기현..속도가 빨라지는 프리미어리그
힘 있는 유럽 수비수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큰 키를 이용한 플레이도 능한 면모를 나타냈다. 반면,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설기현의 스타일은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는 리그의 성격과 잘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설기현의 드리블이나 상대 수비를 제치는 기술은 좌우로 몸을 크게 흔드는 큰 동작으로 상대를 속이면서 이루어진다. 상대 수비가 설기현의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공격선봉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설기현의 움직임이 상대 수비에게 간파당하면, 그만큼 공격루트는 자연스레 막히게 된다. 그로 인해 팀 플레이 역시 끊길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호날두가 ‘개인기 논란’ 속에서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빠른 스피드가 동반됐기 때문. 박지성과 이영표가 지난 한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도 스피드를 강조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끊임없이 공수를 넘나들며 팀플레이와 호흡을 같이 했다는 점이다.
설기현에게 또 하나 요구되는 부분은 바로 체력. 전반기 활약에 비해 후반기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설기현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쉽 후반기 13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한 경기는 단 1경기도 없다. 5경기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빠른 돌파와 상대를 뒤흔들 수 있는 넓은 활동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는 후반기, 특히 설기현에겐 그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설기현의 플레이 스타일은 분명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프리미어리그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함께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설기현만의 모습이 필요한 요즘이다.
위기는 곧 기회!
레딩 공격의 핵심인 도일이 에버튼전 부상으로 셰필드전 출전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설기현이 다시 출전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도 컸지만,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키슨이 셰필드전에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키슨은 지난 시즌 레딩을 이끌었던 제 1의 공격옵션이다.
지난 10일 FA컵 번리와의 경기에 교체로 투입된 키슨은 17일 찰턴과의 2군 연습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제골을 뽑아내는 등 선발출전을 위한 컨디션 조절단계에 도달했다.
설기현은 시즌 초 리틀과 리타의 부상과 부진 속에 레딩 붙박이로 활약했다.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 시즌 초반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부상 결장 이후 부진에 빠진 동안, 리타와 리틀이 제 모습을 찾아 설기현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그러나 도일의 부상은 코펠 감독으로 하여금 설기현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코펠 감독은 부상에서 막 복귀한 키슨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곧 설기현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상대도 설기현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던 셰필드 유나이티드다.
설기현이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달라진 경기력으로 다시 한 번 튀어 오를지, 주전경쟁의 냉혹함에 쓴 맛을 보며 과거처럼 우울한 후반기를 보내게 될지, 팬들의 눈길은 벌써 셰필드 전이 열리는 레딩 홈구장 마제스키 스타디움으로 향해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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