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공격수 석현준의 맹활약은 오랫동안 공격수 가뭄에 시달려온 한국축구의 단비와도 같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석현준(비토리아 세투발)이 유럽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향해 질주 중이다.
현재 포르투갈에서 활약 중인 석현준은 리그에서만 벌써 8골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 출전한 석현준의 경기당 득점률은 무려 0.61골에 달한다. 현재 리그 득점 선두인 벤피카 호나스(11골)와는 불과 3골 차이다. 여기에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벌써 10호골 고지에 올랐다.
석현준은 지난 시즌 포르투갈리그에서 10골을 기록하며 프로 진출 이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중 리그에서 기록한 득점은 6골이었다. 올해는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기 전에 벌써 자신의 리그 최다득점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변이 없는 한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이 유력하며, 내친김에 득점왕 타이틀을 노리는 것도 현재로서는 가능해보인다.
한국 선수가 유럽리그에서 한 팀의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차며 리그 득점 랭킹 상위권까지 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다. 특히 석현준은 유럽에서 흔치 않은 아시아 출신 정통 공격수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인 유럽파 중에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석현준을 비롯해 역대를 통틀어도 고작 6명(차범근, 박지성, 설기현, 손흥민, 박주영)뿐이다. 박주영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전형적인 정통 공격수들은 아니다.
특히 석현준이 속한 포르투갈 리그는 UEFA 클럽랭킹에서 6위에 올라있다. 최상위리그로 꼽히는 스페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프랑스의 바로 다음 가는 수준의 리그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챔스 16강 진출에 성공한 벤피카를 비롯해 포르투, 스포르팅 리스본, 브라가 등 유럽무대에서 인정받는 명문클럽들도 다수다. 포르투갈리그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곧 빅리그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의미하기도 한다.
석현준은 대기만성의 표본이다. 2011년 초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소속의 유망주로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이후 부침을 겪으며 한동안 여러 팀을 전전하는 저니맨 신세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기량을 갈고 닦으며 절치부심했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그동안 축적된 재능을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석현준의 활약은 국가대표팀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석현준은 지난해 중반부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경쟁자로 꼽히는 이정협-지동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지만 최근의 폭발력과 소속팀에서의 입지는 가장 안정적이다.
지금의 맹활약을 인정받아 겨울 이적시장에서 석현준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 구단들의 러브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공격수 가뭄에 시달려온 한국축구로서는 석현준의 성장에 더욱 고무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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