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탈락에 이어 승격팀 본머스전 패배까지. 여기에 선수들이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최근 행보는 바람 잘 날 없는 상태다.
맨유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그냥 한 경기 패했다고 하기에는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이번 상대는 승격팀 본머스였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약체 본머스를 상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만회하고자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맨유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본머스 원정 경기서 1-2 패했다. 경기 결과부터 내용까지 모든 것이 충격 그 자체였다. 첼시전 승리로 사기를 충전한 본머스 선수들은 맨유를 상대로도 움츠려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볼프스부르크전 패배 충격의 아픔에 이어 본머스에도 일격을 당한 맨유는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됐다. 컵대회 포함 5경기 연속 무승이다.
맨유 부진 원인은 부상 악령에서 찾을 수 있다. 맨유는 본머스전에 앞서 무려 9명의 선수 없이 원정길에 올라야 했다. 더구나 후반 1-2로 끌려 다니는 상황에서는 경기를 뒤집을 히든카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선수를 내보내야 했지만 거듭된 부상 탓에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제한적이었다. 결국 패배로 이어졌고 무려 5경기째 승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날 맨유는 앙소니 마르샬을 원톱으로 기용하면서 데파이와 린가드 그리고 마타가 2선에 나섰다. 캐릭과 펠라이니가 중원을 지켰으며, 포백에는 잭슨과 블린트 그리고 맥네어와 바렐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딘가 이상하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이 대다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수비진은 심각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라인업 구성에 애를 먹었던 판 할 감독은 사실상 후보에 가까운 선수들로 수비진을 꾸렸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본머스가 행운의 코너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이 단 번에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행운의 득점으로 이어진 것. 전반 23분 펠라이니가 만회 골을 터뜨리며 경기의 추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9분 본머스의 킹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다시 무게가 기울었다.
맨유는 부상 악령 탓에 본머스에 끌려 다니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뒤집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날 맨유가 사용한 교체 카드는 페레이라와 파월, 그리고 존슨이었다. 공교롭게도 세 명의 선수 모두 기대주에 불과하다. 경기 흐름을 뒤바꾸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다.
공교롭게도 본머스에 고전하는 사이 맨유에서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긴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포츠에서 만약은 없지만, ‘에르난데스가 맨유를 떠나지 않았다면’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던 경기였다.
문제는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수비 불안과 빈공에 부상 선수들로 인한 전력 누수까지 맨유의 최근 행보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판 할 감독 역시 호시탐탐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겨울 맨유는 여느 때보다 차가운 겨울을 보내야 할 지 모르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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