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라이드…10대 이변! -1-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7.01.14 22: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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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닌자, 고미의 패배

실전 종합격투무대의 대명사 프라이드. 그 명성만큼이나 이곳에는 하드웨어, 운동능력, 투지 등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범한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가진 이들이 득실거린다.

주짓수, 삼보, 레슬링, 복싱, 무에타이, 유도 등 다양한 베이스의 강자들이 우글거리고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적인 분위기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맹수들의 무리에도 왕이 있듯, 이곳 프라이드에도 챔피언들이 있고 좀처럼 지지 않는 이른바 독주자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기 일정만큼이나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때로는 뜻하지 않은 경기 결과가 팬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뒤집어버린 경기, 접전이 기대됐지만 허무하게 끝나버린 경기 등…

많은 팬들의 예상을 깨뜨린 2006년 프라이드 10대 이변(경기)을 뽑아봤다.

■ 알리스타 오브레임 VS 세르게이 하리토노프(프라이드 31)

미들급에서 넘어온 파워 넘치는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지난해 2월 26일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13승 1패라는 놀라운 승률로 헤비급 라인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던 ´러시아군 최강병사´세르게이 하리토노프를 잡아낸 것, 그것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거둔 TKO승이었다. 세르게이 옆구리 쪽에 부상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할 차기주자 가운데 하나인 거물 파이터의 패배를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물론, 오브레임은 장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로나-노게이라-실바 등 미들급 최고선수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파이터였다.

오브레임은 경기 초반에 뺏은 사이드 포지션을 계속 점유, 그라운드에서의 파운딩·팔굽치기 등을 계속해서 퍼부었고, 하리토노프는 점점 데미지가 누적되어갔다. 쌓여갔다. 하리토노프는 답답할 정도로 스윕을 해내지 못했고 오브레임은 자신에 유리한 포지션을 지켜나가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오브레임의 거친 니킥이 하리토노프의 안면에 거푸 꽂히자, 결국 레프리는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 데니스 강 VS 무릴로 닌자(웰터급 그랑프리 개막전)

땡! 공이 울리기 무섭게 데니스강의 라이트 스트레이트는 힘차게 뻗어나갔다. 예상치 못한 펀치에 당황한 무릴로 닌자는 충격을 받고 크게 휘청거리며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데니스 강은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거친 파운딩을 가하며 경기를 불과 15초 만에 끝내버렸다.


관중들과 닌자의 소속팀인 슈트복세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광경에 멍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반면, 데니스 강은 마우스피스를 내던지며 압도적인 승리에 포효했다.

경기 전에는 두 선수가 접전 또는 닌자가 근소한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데니스 강이 프라이드 데뷔 이래 무패행진을 이어오긴 했지만, 전적도 일천할뿐더러 그다지 중량감 있는 선수들과의 대전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닌자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긴 했지만, 실바-쇼군 등과 함께 슈트복세를 대표하는 파이터로 데니스 강에 참패할 것이란 상상은 감히 할 수 없었던 분위기였다.

데니스 강의 가공할 상승세 앞에 닌자의 네임벨류는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6월 4일은 프라이드 링에 데니스 강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

■ 고미 다카노리-마커스 아우렐리오(무사도 10)

´경량급의 효도르´라고까지 불리던 라이트급 세계최강 파이터 고미 다카노리가 무너졌다. 상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마커스 아우렐리오.

고미는 레슬링으로 단련된 탄탄한 육체에 동급최강의 펀치력을 앞세워 프라이드 데뷔 이후 무패행진을 이어왔다. 또한, 타 대회서의 전적을 포함해도 단 2패만을 당했을 뿐, 90%를 상회하는 높은 승률을 자랑해온 파이터였다.

동급 라이벌들인 사쿠라이 하야토와 카와지리 타쓰야는 물론, 슈트복세 경량급의 선두주자 브라질의 루이스 아제레도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또한, 복서급의 펀치력을 과시하던 젠스 펄버와도 난타전을 벌이며 KO로 눕히기도 했다.

그야말로 ‘누가 고미를 꺾을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미는 극강의 위력을 떨쳤다. 그나마 타 대회서 승리한 적 있던 요아킴 한센과 B.J 펜 정도가 조심스럽게 꼽히는 정도였을 뿐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파죽지세의 고미는 의외의 일격을 당했다. 타격에서의 절대적 우세를 자신했던 고미는 마커스를 링 코너로 몰아붙인 상태에서 상당히 큰 궤적의 라이트 훅을 휘둘렀다. 무시무시한 파워가 실린 공격이었지만, 어느 정도 고미의 공격패턴을 간파한 마커스에겐 그 순간이 테이크 다운을 시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 것.

주짓수 스페셜리스트인 마커스는 머리위로 고미의 라이트훅을 흘려보내고 테이크 다운에 성공했다. 침착하게 하프 가드 상태에서 사이드 포지션으로 전환한 뒤 필살의 암트라이앵글쵸크를 완벽하게 걸었다. 고미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이미 완벽하게 들어온 기술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무적의 챔피언은 동공이 풀려버리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이고 말았다. 고미에게 지난해 4월은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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