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 팔카오, 첼시 먹튀 공격수 계보 잇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0.28 10:05  수정 2015.10.28 10:06

맨유 이어 첼시에서도 적응 실패, 1월 이적 예상

첼시 입장에서도 셰브첸코, 토레스 떠오르는 아픔

팔카오의 부진은 개인은 물론 첼시에도 흑역사다. ⓒ 게티이미지

인간계 최강. 한때 라다멜 팔카오(29·첼시)를 지칭하는 별명이었다.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 워낙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인해 '신계'를 상징하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외하면 당대 최고 공격수였음을 입증하는 수식어였다.

하지만 팔카오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한 이래 전성기의 날카로움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실패를 맛본데 이어 부활을 꿈꿨던 첼시에서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팔카오에게 '흑역사'로 굳어지고 있다.

팔카오는 지난 7월 첼시로 임대됐다. 하지만 임대 이후 그가 첼시에서 중용된 경기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주전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가 징계로 결장했을 때 겨우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활약은 시원치 않았고 팀 성적 역시 저조했다. 팔카오는 올 시즌 첼시에서 9경기(리그 7경기)에 출전하여 평균 36분 정도는 소화하는데 그쳤다. 득점은 고작 1골에 총 유효슈팅도 6개에 불과하다.

팔카오의 임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주제 무리뉴 감독은 "맨유 시절의 팔카오는 내가 알던 선수가 아니다. 첼시에서는 진정한 팔카오의 부활을 확신한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작 무리뉴 감독은 팔카오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출전한 경기에서 팔카오의 활약이 시원찮았기도 하지만, 첼시의 팀 사정 역시 좋지 않다. E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고전하며 이제는 무리뉴 감독 경질설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첼시가 조만간 팔카오와의 임대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첼시 사령탑이었던 안드레 비야스 보야스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1부리그 제니트가 내년 1월 팔카오의 새로운 행선지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첼시에서도 팔카오의 영입이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현재 팔카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꾸준한 출전시간을 통한 경기감각과 자신감 회복이다. EPL은 세계적으로 거친 몸싸움과 압박이 일상화된 리그이고, 맨유와 첼시는 모두 성적부담이 큰 강팀이었다. 여유 있게 팔카오의 부활을 기다려주며 충분한 출전기회를 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몸값이나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라도 자신에게 기회가 보장되는 리그나 구단을 찾는 것이 현재의 팔카오에게 최선으로 보인다.

첼시 입장에서도 팔카오의 실패는 큰 부담이다. 첼시는 그간 ‘스타 공격수들의 무덤’이라는 달갑지 않은 징크스로 유명했다. 쟁쟁한 명성을 떨치던 공격수들도 첼시에만 오면 부진을 겪거나 커리어가 하향세로 접어드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첼시에 입단하기 전까지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지만 먹튀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안드리 셰브첸코나 페르난도 토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첼시에서 공격수 영입으로 크게 성공한 케이스는 디디에 드록바 정도가 유일하다. 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사무엘 에투, 뎀바 바, 로익 레미 등이 모두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디에고 코스타가 지난해 모처럼 첼시의 공격수 징크스를 깨는 듯 했으나 올 시즌 거친 매너 등으로 도마에 오르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로멜로 루카쿠나 케빈 데 브루잉 등 첼시에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다른 팀에 내준 유망주들도 있다.

팔카오의 영입은 첼시의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또 하나의 오점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첼시는 팔카오를 영입하기 위하여 AS 모나코에 임대료 400만 파운드(약 70억 원)를 지불했고 팔카오의 주급으로만 14만 5000파운드(약 2억 6000만원)를 책정했다. 맨유 시절의 팔카오나 예전 토레스, 셰브첸코만큼은 아니어도 첼시에서의 팔카오 역시 몸값에 비하여 비싸고 제값 못하는 후보 선수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가뜩이나 올 시즌 되는 일없는 첼시에 골치 아픈 계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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