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탈리아 티베리니 금상을 수상했다. ⓒ SMI엔터테인먼트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탈리아 올해의 성악가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수미의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조수미는 지난 18일 이탈리아 '올해의 성악가상'으로 불리는 제24회 '티베리니 금상'을 수상했다. 특히 현재 이탈리아 최고의 테너로 손꼽히는 빅토리오 그리골로(Vittorio Grigolo)와 함께 한 영광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티베리니 어워즈'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티베리니(Mario Tiberini, 1826~ 1880)를 기념하기 위해 벨칸토 오페라 작곡가 쟈키노 로씨니(Gioacchino Rossini)의 고향인 페사로(Pesaro)에서 1989년 처음 발족됐다. 한 해 가장 활동이 왕성한 성악가에게 주는 상으로 매년 개최된다.
지금까지 사무엘 라메이(Samuel Ramey),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Juan Diego Florez)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이 유서 깊은 상을 받았으며,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도 1998년 이 상을 수상했다.
조수미는 올해 피렌체, 로마 등에서 성악가로써의 연주 활동뿐만 아니라 모교인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서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하고 국제 콩쿠르 심사를 맡는 등 학생들과 젊은 음악가들을 위해 열정적인 활동을 보였다.
특히 올해 5월 칸 영화제에 출품된 오스카상 수상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의 새 영화 유스(Youth)에서 마이클 케인, 제인 폰다와 함께 소프라노 조수미 역으로 직접 출연한 바 있다.
로씨니 극장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로씨니의 얼굴이 금박으로 박힌 상패를 전달받은 조수미는 자리에 함께한 이탈리아 문화계 주요 인사들과 관중들에게 오페라 '리골렛토 (Rigoletto)'와 '몽유병의 여인(La Sonnambula)'에 나오는 아리아로 답례했다.
한편, 조수미는 선화예술중학교와 선화예술고등학교를 거쳐 학과 개설 사상 최고 실기 점수로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이어 198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 입학해 5년제 학교를 2년 만에 초고속으로 졸업했다.
1985년 나폴리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1986년 트리에스테의 베르디 극장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첫 주연 데뷔했다. 또 1988년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에서 오스카 역으로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등과 함께 녹음에 함께 참여했다.
세계적인 거장 카라얀(Herbert von Karajan)과 주빈 메타(Zubin Mehta)는 "신이 내린 목소리" "100년에 한두 사람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가 1912년에 작곡한 '낙소소의 아리아드네' '체르비네타의 노래'는 최고음으로 20분 넘게 쉬지 않고 불러야 하는 고난도 곡이다. 때문에 슈트라우스는 이 곡을 부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악보의 일부를 수정했었다. 그러나 조수미는 1994년 세계 최초로 수정되지 않은 원본으로 이 곡을 부르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조수미는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에서 주연으로 공연한 동양인 최초의 프리마돈나로 기록돼 있다. 1993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황금 기러기상(격년제)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이탈리아인이 아닌 세계 최초의 국제 푸치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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