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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이승엽도 못한 2년 연속 50홈런 의미


입력 2015.09.22 07:24 수정 2015.09.23 10: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NC와의 원정경기서 팀 승리 결정 짓는 솔로포

역대 첫 2년 연속 50홈런 및 최다 루타까지 작성

박병호는 이승엽도 못해본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이승엽도 못해본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 넥센 히어로즈

넥센의 ‘국민 거포’ 박병호(29)가 마침내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에 발을 디뎠다.

박병호는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원정경기서 4회 상대 선발 이태양의 시속 140km 직구를 잡아당겨 솔로 아치를 그렸다.

까마득하게 높이 뜬 타구는 왼쪽 관중석 상단을 맞고 그대로 장외로 넘어갔다. 비거리 130m짜리 시즌 50호 홈런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지난해 52홈런으로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다시 연 박병호는 내친김에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 시즌은 지난해에 이어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다. 투수들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으며, 144경기로 재편된 올 시즌은 각종 누적 기록들이 새 역사를 맞이하고 있다. 박병호 역시 타고투저의 큰 수혜를 입고 있지만 그가 이룬 대기록들이 평가절하 될 이유는 전혀 없다. 그의 스윙은 여타 타자들보다 몇 수 위이기 때문이다.

박병호의 성공스토리는 그야말로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5년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 박병호는 잠재력을 터뜨리기까지 무려 8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가 LG에 몸담은 7년 동안 기록했던 홈런 개수는 고작 24개. 2군에서는 특유의 장타력이 살아났지만 1군 무대에 올라오기만 하면 침묵을 지키기 일쑤였다. 결국 LG는 2011년, 마운드 보강을 위해 시즌 도중 넥센과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이는 박병호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넥센 이적 후 가능성을 보였던 박병호는 이듬해 타율 0.290 31홈런 105타점이라는 괴물과 같은 성적표로 단숨에 특급 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그해 MVP 역시 박병호의 몫이었다. 2013년에도 타율 0.318 37홈런 117타점이라는 이상적인 기록한 박병호는 전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타고투저의 절정이었던 지난해에는 타율 0.303 52홈런 12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이승엽, 심정수 이후 맥이 끊겼던 50홈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비록 MVP는 200안타를 친 팀 동료 서건창에 내줬지만 박병호 역시 후회가 남지 않는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은 더욱 진화한 모습이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된 몸쪽 공을 훌륭히 공략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몸통 스윙’을 자기 것으로 만든 박병호다. 지금까지 130경기에 출장 중인 박병호는 타율 0.349 50홈런 138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50홈런으로 358루타를 기록한 박병호는 이승엽의 종전 최다기록을 6년 만에 갈아치웠다. 여기에 이승엽도 해내지 못한 2년 연속 50홈런을 박병호가 해냈다. 이제는 ‘국민 거포’에서 ‘국민 타자’라는 수식어를 받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병호는 올 시즌 후 포스팅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등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이미 다수의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그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서 진출한 강정호의 포스팅 액수(500만 달러)의 4배에 이르는 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병호는 생애 두 번째 50홈런을 때린 뒤 “최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고, 장타자로서 어떻게 하면 공을 많이 넘기고 타점을 많이 올릴까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겸손하면서도 자신의 목표가 고스란히 묻어난 인터뷰라 할 수 있다. 박병호는 야구 외적으로도 ‘국민 타자’로 진화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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