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하향 평준화’ 5위 쟁투, 가을야구 자격 있나


입력 2015.09.22 10:24 수정 2015.09.23 11:4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전반기 5위였던 한화, 투수진 과부하로 8위 추락

나머지 세 팀도 각각 약점으로 안정감 떨어져

올 시즌 5위 싸움은 뚜렷한 하향 평준화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김용희 SK 감독(왼쪽부터)-이종운 롯데 감독-김성근 한화 감독-김기태 KIA 감독. 올 시즌 5위 싸움은 뚜렷한 하향 평준화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김용희 SK 감독(왼쪽부터)-이종운 롯데 감독-김성근 한화 감독-김기태 KIA 감독.

KBO리그 5강 경쟁이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극심한 하향평준화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순위 싸움 자체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정작 가을야구의 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현재 프로야구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는 롯데의 몫이다. 롯데는 64승 1무 70패(승률 0.478)를 기록하고 있다. 5할 승률에는 6경기나 뒤져있고 4위 두산과는 무려 8게임차나 된다.

반면 5위 롯데부터 8위 한화까지는 고작 2게임에 불과하다.

어느덧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각 팀들 간 순위 격차는 위치만 바뀌었을 뿐 크게 차이가 없다. 모든 팀들이 아직까지 5강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5강 경쟁팀들 중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팀이 없어 벌어진 현상이라는데 있다.

전반기 종료 때만 해도 5위는 한화의 몫이었다. 당시 한화는 44승 40패로 5할에 +4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마쳤다.

6위 SK 역시 41승 2무 39패로 역시 5할을 넘기며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중위권 팀들이 나란히 동반부진에 빠지면서 5할의 벽이 일제히 무너졌다. 8월 이후 한화-롯데-KIA-SK 등이 번갈아가며 5위를 오락가락하는 일대 혼전 양상이 벌어졌다.

SK는 20일 KIA를 꺾고 43일 만에 5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9월 초만 해도 8위까지 추락했던 SK가 무려 세 계단을 반등하는 데는 2주도 채 걸리지 않았다. SK의 9월 성적은 10승 9패로 5할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만큼 SK가 잘한 것보다 같은 기간 상대팀이 못한 덕을 본 셈이다.

하지만 SK의 5위 탈환은 고작 1일 천하로 끝났다. 하루만에 KIA에 0-7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하루 만에 다시 6위로 내려앉았다. 어부지리를 누린 것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롯데였다.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져있는 롯데는 경쟁팀들의 돌고 도는 발목잡기 덕에 힘 한번 들이지 않고 쑥스러운 5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은 결국 각 팀들의 전력에 안정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시즌 막바지에 이르면서 정상적인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팀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방전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나가는 만큼 선수 운용에 구멍이 뚫린 팀들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투수력이다. 시즌 막바지 요동치는 중위권 팀의 승률은 결국 마운드 전력과 정확히 일치한다. 전반기 5위였던 한화가 8위까지 추락한 것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혹사당한 마운드가 극심한 과부하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머지 세 팀 역시 확고한 전력의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롯데-SK-KIA 등도 저마다 기복심한 타선과 잦은 실책 등으로 매 경기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롤러코스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향평준화에 대한 지적은 결국 가을야구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올해 프로야구가 10구단 체제로 늘어나면서 포스트시즌도 5강 체제로 확대되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든 '가을야구에 참가할만한 자격이 있느냐'고 했을 때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경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