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이 빚은 양현종+윤석민 159구 합작 투혼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9.03 10:45  수정 2015.09.03 10:45

양현종 가벼운 부상 털고 5이닝 승리투수

7회 등판한 윤석민도 끝내 팀 승리 지켜

159구를 합작하며 팀의 연패를 끊어낸 양현종-윤석민. ⓒ KIA 타이거즈

두 토종 에이스의 빛나는 투혼, 그리고 김기태 감독의 벼랑 끝 전술이 위기의 KIA를 구해냈다.

KIA는 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양현종과 마무리 윤석민의 활약 속에 5-4 신승했다.

이날 전까지 6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KIA는 어떻게든 승부수를 던져야하는 시점이었다. 부상 후유증을 안고 있던 에이스 양현종의 조기등판이 첫 번째였다. 지난달 28일 KT 위즈전에서 손등에 타구를 맞아 조기 강판한 양현종은 빨라도 이번 주 후반쯤 등판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신중한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양현종의 로테이션을 앞당겼다. 연패도 연패지만 5강 라이벌인 한화를 상대로 2연전을 모두 내줄 경우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양현종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은 해줬다. 이날 5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103구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냈다. 정근우와 이용규 등을 앞세운 한화가 양현종의 투구 수를 늘리며 집요하게 괴롭혔지만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기어코 승리조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기태 감독의 또 다른 승부수는 마무리 윤석민의 조기투입이었다. KIA가 4-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7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김기태 감독은 심동섭을 대신하여 윤석민을 '중무리'(중간+ 마무리)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윤석민은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한화전에서도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었다.

윤석민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한 점을 내줬고, 8회말 최진행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끈질기게 추격을 허용했다. 5-4로 1점차로 앞선 9회에도 선두타자 김경언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김태균과 이시찬을 각각 범타로 돌려세웠지만, 제이크 폭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윤석민은 마지막 타자 조인성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루수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윤석민은 이날 2.1이닝동안 56구로 자신의 올 시즌 개인 최다투구수를 경신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선발 양현종은 힘겹게 자신의 시즌 13승 고지에 올라섰다.

KIA가 자랑하는 두 토종 에이스의 '희생과 책임감'이 팀을 7연패의 위기에서 구한 하루였다. 만일 이 경기를 패했더라면 KIA로서는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1승이 아닐 수 없다.

KIA는 연패탈출과 함께 하루만에 5위 한화와 승차 없는 6위로 돌아왔다. 가을야구를 향한 또 한 번의 중요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5위 경쟁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다. 아직도 KIA는 매순간이 고비나 다름없다. 3일부터는 또 다른 5강 경쟁 상대인 롯데와의 홈 2연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주말에는 1위 삼성과의 원정 경기가 이어진다. 한화전 1승과 맞바꾼 대신 양현종-윤석민을 쓰기 어려워진 이번 주 남은 일정에서 김기태 감독이 어떤 돌파구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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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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