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없는 김성근 용병술…독이 되어 돌아오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8.05 10:35  수정 2015.08.05 10:37

SK전 주축 대거 빠지며 완패, 6위로 추락

시즌 내내 도마 위 오른 불펜진 소모가 문제?

한화의 부진과 함께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최대의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한화는 4일 문학 SK전에서 투타에서 모두 밀리며 2-9로 힘 한번 못쓰고 완패를 당했다. 올 시즌 두 번째 4연패다.

지난주 KIA와의 3연전에서 속절없이 스윕을 당했던 한화는 주중 첫 경기부터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연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SK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다. 후반기 들어 4승 8패 부진에 빠져있는 한화는 시즌 성적도 48승 48패로 어느덧 5할 승률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의 침체 원인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한 투타의 동반 붕괴가 가장 크다. 올 시즌 내내 최악의 부상 병동에 시달리고 있는 한화는 지난주 종아리 부상을 당한 이용규에 이어 정근우까지 가벼운 부상을 호소하며 SK전 교체 출전에 그쳤다. 공격첨병 두 명이 한꺼번에 빠진 한화의 타선은 위력이 크게 떨어졌고, 8안타를 때리는 동안 2득점에 그쳤다.

선발진이 붕괴된 마운드의 과부하도 심각하다. 선발 김민우는 2회를 넘지 못하고 고작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의 성적으로 강판됐다. 김민우는 이날 4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1회에만 무려 37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고졸신인으로 불펜에서 활약하다가 후반기 들어 선발진에 대체로 합류한 김민우는 최근 2회 연속으로 4일 휴식 만에 등판하며 힘과 제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민우는 첫 선발 등판이던 지난달 25일 대전 삼성전에 4.2이닝 84구를 던졌고, 30일 잠실 두산전 3.2이닝 61구를 소화했다. 앞서 불펜으로 등판했던 22일 KT전에서는 3.2이닝을 소화한 뒤 불과 이틀 휴식 후 선발로 전환했다. 김민우가 아직 고졸 신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김성근 감독의 무리한 투수기용이 어린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독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화는 김민우의 조기 강판으로 이날도 또다시 불펜진을 대거 소모해야했다. 김민우 이후에 한화가 등판시킨 투수만 총 7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박정진과 윤규진, 송창식 등 필승조 투수들도 대거 포함되어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7~8회에만 SK에 무려 6점을 내주며 결국 김성근 감독의 총력전은 헛심만 쓴 꼴이 되고 말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화가 전반기 상승세에 도취되어 있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불안요소가 많다고 지적해온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한화의 얇은 선수층과 김 감독의 '내일이 없는 용병술'에 대한 부작용이었다.

이용규처럼 경기 중에 당한 부상같이 어쩔 수 없는 케이스도 있지만, 김 감독의 스타일상 선발진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불펜투수들에게 지나치게 과부하가 걸리는 마운드 운용은 장기레이스에서 큰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았다. 배영수-송은범-나이젤 모건 등 거액을 들이고서도 실패한 영입이 적지 않았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화의 최근 부진은 누적된 불안요소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는 5일 경기에서 탈보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탈보트도 최근 3회 연속 4일 휴식만의 등판이다. 최근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10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했던 탈보트의 어깨가 건재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선발진 강화를 위하여 거액을 주고 대체선수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등판 시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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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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