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몰래카메라>.. 꼭 그래야만 했나?

김영기 객원기자

입력 2006.12.18 11:04  수정

완성도 없는 ´최진실´편으로 빈축사고 있는 <돌아온 몰래카메라>

´MBC창사 45주년´과 ´최진실 주연의 신작 드라마´. 17일, <몰래카메라>에는 이 두 가지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방송분 내용은, 최근 드라마로 복귀를 준비하는 최진실이 등장. 창사45주년 기념으로 45인의 스타를 초청해 행사를 벌인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전개는 허술했다. 지나치게 어설픈 설정에 최진실은 중반부터 눈치를 챘다. 눈치를 채지 않았다고 해도, 그 저의를 알 수 없을 만큼 임팩트 없는 구성이었다.

돌아온 몰래카메라에 애정을 갖던 시청자들은 허무하고 답답한 전개에 쓴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는 시청자 게시판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 <몰래카메라>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달라진 효과는 모호하기 그지없다.

당시의 <몰래카메라>는 임팩트 강한 설정과 상황 자체에 강한 포인트를 두었다. 최민식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무표정의 안문현. 수영장에서 머리를 감는데 끝없이 샴푸가 쏟아지던 유열, 등 숨어서 장난치는 악동이 된 듯한 재미를 선사했다.

뚜렷한 상황설정과 확실한 절정부, 그리고 확 터지는 결말로 깨끗한 홈런을 치곤했던 당시의 <몰래카메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일반명사였다.

이에 반해, 요즘에는 ´한 사람의 연예인을 속이기 위해 얼마의 예산을 쓰는가´ 싶을 정도로 물량공세에 치중하고 있다. 몰래 장난을 치는 묘미보다는 중계방송을 보는듯한 스케일과 소설 같은 내용으로 흐르는 것이다.

물론, <몰래카메라>의 포맷 자체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엄청나게 쓰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재의 한계를 운운해도 반박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17일 방송분은 지나쳤다. 도대체 어디에서 웃어야할지 모를 구성과 이경규 답지 않은 어설픈 상황대처능력은, 혹시 드라마홍보와 MBC자체홍보를 위해 제작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갖게 했다.

한약 짜내듯 머리를 짜냈을 PD와 작가들.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었다기에 ‘최진실’편은 지나치게 농도가 옅었다. 시청자들이 터뜨리는 웃음을 위해 일주일 내내 고생을 하는 그들.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과오가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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