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결말' 퍼거슨의 마지막 유산마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7.08 01:49  수정 2015.07.08 08:21

득점왕 출신의 판 페르시 터키행 임박

퍼거슨 시절 최고 공격수 군림..현재 유리몸 여파로 입지 모호

판 페르시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마지막 유산으로 꼽혀왔다. ⓒ 게티이미지

'득점왕' 로빈 판 페르시(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국 맨유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터키의 주요 언론들은 6일(한국시각) 일제히 “판 페르시가 터키의 명문팀 페네르바체 이적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판 페르시의 이적설은 지난 시즌부터 끊이지 않았다.

판 페르시는 2011-12시즌(30골·아스날)과 2012-13시즌(26골·맨유)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3-14시즌부터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햐향세를 겪으며 최근 2년 12골-10골로 득점력이 떨어졌다.

어느덧 30대를 넘어서며 기량이 하락세로 들어선 판 페르시와 결별하고 새로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판 페르시와 맨유와 계약 기간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판 페르시는 그동안 맨유 잔류에 애착을 보였지만 팀내 입지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현실 속에서 본인도 선수로서 안정적인 기회를 잡기 위해 변화는 불가피했다.

판 페르시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마지막 유산으로 꼽혀왔다.

판 페르시는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13시즌부터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아스날 시절 무관에 시달린 판 페르시는 우승에 대한 열망 때문에 과감히 맨유행을 택했다. 맨유의 최대 라이벌 중 하나인 아스날의 주장 완장까지 찼던 판 페르시의 맨유행은 충격 그 자체였다.

판 페르시는 맨유 이적 첫 시즌 득점왕 2연패와 고대하던 리그 우승컵까지 거머쥐며 숙원을 풀었다. 그러나 판 페르시를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퍼거슨 감독이 1년 만에 감독직을 사퇴했고 이후부터 맨유가 급격한 하향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판 페르시의 입지도 모호해졌다.

아스날 시절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판 페르시의 ‘유리몸’은 몸싸움과 트래핑 능력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출신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맨유의 지휘봉을 잡으며 판 페르시의 활용법에도 기대가 모아졌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터키 리그가 유럽의 빅리그는 아니지만, 갈라타라사이-베식타스-페네르바체 등 유럽무대에서도 오랜 전통과 경쟁력을 자랑하는 명문클럽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리그 출신의 베테랑급 스타플레이어들을 합리적인 몸값에 영입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판 페르시의 네덜란드 대표팀 동료들이었던 베슬리 스네이더르(갈라타라사이), 디르크 카윗(페예노르트) 등도 터키서 활약했거나 지금도 뛰고 있다. 아스날과 독일 국가대표팀 출신의 루카스 포돌스키는 다음 시즌 갈라타라사이 합류가 확정됐다.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판 페르시가 하향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충분히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판 페르시가 터키행을 선택할 경우,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게 된다. 리그 우승컵 하나를 챙겼다고 위안하기에는 못내 씁쓸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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